현장에서 수집한 증거로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일은 그 자체로 흥미롭고 매력이 있어요. 그래서인지 과학수사관은 영화, 드라마,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직업이 되었는데요. 우리나라에 과학수사관이 처음 생겼던 초창기부터 그 역사를 함께한 이 책의 저자는 이 직업에 대해 어린이가 궁금할 이야기를 모아 쉽고 자세하게 알려줍니다.
범죄 현장에서 과학수사관이 하는 일
과학수사관의 업무는 범죄 현장 감식에서 시작돼요. 범죄가 발생하면 신고를 받은 지역 경찰관이 출동해요. 현장이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면 폴리스라인을 설치해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합니다. 이후 과학수사팀이 도착해 현장 상황의 설명을 듣고 넘겨받으면 기록하기 위해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촬영해요. 감식 활동을 하다 보면 현장이 변할 수 있어서 나중에 원래 현장의 모습이 필요할 때를 대비하는 거죠.
다음으로 할 일은 관찰하고, 기록하고, 검색하는 거예요. 현장 관찰은 최초 사진 촬영 후 객관적이고 면밀하게 이루어져야 해요. 관찰과 검색을 통해 범죄 유형, 범인의 침입 경로, 범행 수법, 도주 경로 등을 파악하고, 현장에 남겨진 증거물의 위치를 비롯한 모든 것을 빠짐없이 기록합니다.
과학수사와 관련한 전공을 선택해요
대학에 진학할 때 과학수사관을 목표로 한다면 먼저 지원하고 싶은 분야를 정하고 전공을 선택하면 됩니다. 현장 감식 중에서 일반 감식 분야는 과학수사학, 법과학, 법의학(법정의학, 법의간호학, 의학, 의과학), 범죄수사학, 범죄심리학, 범죄학, 형사학 전공자만 지원할 수 있어요. 전공, 학위, 학과명에 전공 명칭이 포함된 경우도 인정돼요. 그리고 화재 감식 분야는 안전공학, 소방방재학, 소방공학, 방재공학, 물리학, 화학(화학공학), 전기학(전기공학), 건축학(건축공학), 토목학(토목공학), 산업공학 전공자가 지원할 수 있고, 마찬가지로 전공, 학위, 학과명에 관련 전공 명칭이 포함되면 돼요.
이 일 자체가 매력이에요
요즘 과학수사에 관한 관심이 많아 이 직업의 인기가 높은데요. 제가 처음 감식반에 지원했을 때만 해도 동료들 사이에 인기가 없었던 분야였는데, 요즘은 누구나 선망하는 부서가 되었어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미국 드라마를 통해 과학수사대의 활동이 널리 알려진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인기는 과학수사에 대한 국민의 기대감을 높였고, 정부의 투자와 교육도 늘리는 결과로 작용했어요. 장비와 시설에 대한 정부의 투자가 늘고, 전문교육이 강화되면서 과학수사가 발전할 수 있었죠. 그 결과 경찰 내부에서도 과학수사의 위상이 높아져 지원자가 증가했어요. 또한, 여러 대학에서 과학수사관 양성을 목표로 관련 학과도 생겼어요. 이 일 자체가 매력적이라는 것이 알려졌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열정이 어려움을 이기는 열쇠
범죄 현장은 정말 다양해요. ‘정말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처음 겪는 일도 많고, 끔찍한 현장도 있어요. 한번은 사망 사건 현장에 출동해 일을 처리하다가 바로 옆집에서 사건과 전혀 관련 없는 또 다른 시신을 발견한 적도 있어요. 또 화재 현장에서는 유해 물질에 노출될 위험도 크죠. 이렇게 보통 사람들이 보지 않는 현장을 보고, 가지 않는 곳에 가야 하는 일의 특성상 업무의 흥미와 열정을 잃어버리면 굉장히 힘들어요.
어떤 범죄 현장에 과학수사관이 출동하나요?
모든 범죄 현장에 과학수사팀이 출동하는 것은 아니에요. 지구대 소속 지역 경찰관이 사건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과학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과학수사팀에 출동을 요청해요. 예를 들어, 절도 신고를 받고 출동했는데 현금이 그대로 있다거나, 치매 환자가 현금 보관 장소를 착각한 경우라면 과학수사가 필요 없어요. 또한, 피를 흘리고 있는 사람이 발견되었다 하더라도 CCTV 확인 결과 혼자 술에 취해 넘어졌다면 과학수사팀의 지원이 필요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