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은 허구가 아닌 역사다!
신화를 두고 벌어지는 계속되는 논란을 잠재울 새로운 시각
『신화에서 역사로』는 신화 인식에 대한 역사적 고찰, 난생신화와 건국신화에 대한 연구, 중국ㆍ일본 신화와의 비교 연구 등을 통해 우리 건국신화에 담긴 사상과 이념, 역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조망한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난생신화와 동이족의 관계를 파헤친다. 난생신화는 중국 한족과 관계가 없는 우리 동이족의 신화임을 여러 논거를 바탕으로 밝히고 있으며, 중국 한족이 그들의 시조로 섬기는 황제가 과연 한족의 시조인지도 살핀다.
2부에서는 단군신화와 난생신화의 연관성을 살펴본다. 학자들마다 이구동성으로 동이족 신화는 난생신화라고 하는데, 단군신화는 왜 난생신화가 아닐까? 이러한 의문의 답을 찾기 위해 단군신화 속에 담긴 역사적 상징들을 해석하는 한편, 단군을 부정하는 계보를 추적한다.
3부에서는 고구려 건국신화 속 하백의 출자를 살피면서 식민사학 카르텔이 얼마나 견고하게 작동해왔는지 비판한다.
4부에서는 일본에서 가야와 임나가 같은 것이라고 주장하기 위해 김수로와 허왕후가 모두 허구의 인물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반박해 가야 건국신화와 일본 신화를 비교 분석한다. 김수로와 허왕후가 실존 인물임을 보여주는 여러 자료들을 통해 그들과 가야가 실존하는 역사임을 증명한다.
저자는 이를 통해 건국신화가 우리 선조들의 건국이념과 역사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음을 강조하는데, 이때 핵심이 되는 단어가 바로 천손사상이다. 천손의 자손이라는 생각은 ‘알’이라는 형상으로 표현되기도 하지만, 환웅처럼 하늘에서 직접 하강하기도 한다. 천손이라는 자부심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의 실천으로 나타난다. 우리는 정신(무의식)에 홍익인간이 내재되어 있어서 ‘나’보다는 ‘우리’라는 말을 지향하고, 개인의 사생활도 존중하지만 역사적으로 공동체적 삶을 지향했던 것이다. 세계적으로 우리나라보다 ‘우리’라는 말을 많이 쓰는 민족이나 국가는 없다. ‘우리’라는 말 속에 이타심과 융합정신이 들어 있기 때문에 타인의 행복과 복리를 생각한다. 오늘날 우리나라가 문화 강국이 될 수 있었던 것도 홍익인간 정신이 기저에 흐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건국신화를 공유하는 일은 민족의 역사와 정신을 공유하는 것이다. 역사와 신화가 중요한 이유다. 일제가 역사와 신화의 왜곡에 앞장선 이유이기도 하다. 저자는 일제강점기 사학자들이 우리 역사를 왜곡하고 천자의 자손이라는 강한 우리의 자부심을 부정하고자 만든 신화 해석의 틀에서 벗어나 요동의 드넓은 땅을 달리던 기마민족의 후예답게 천자의 자손이라는 자부심으로 우리 신화를 바라보자고 제안한다. 신화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은 바른 역사 인식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