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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언어적 표출과 소통

감정의 언어적 표출과 소통

  • 이성범
  • |
  • 한국문화사
  • |
  • 2025-09-15 출간
  • |
  • 410페이지
  • |
  • 153 X 225 X 21mm
  • |
  • ISBN 9791169193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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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감정과 언어에 대한 생각을 가다듬어 보았다. 뮤지션 주윤하는 〈여섯째 밤〉에서 조물주는 “우리가 살면서 느껴야 할 수많은 감정들을 대체 어떻게 설계할 수 있었을까. 난 아직도 이보다 더 놀라운 얘기를 알지 못해”라고 고백하였다. 이 “놀라운 얘기”를 밝히는 것은 천기누설일지 몰라도 신의 영역에 도전했다가 혹독한 형벌을 받은 프로메테우스처럼 학문을 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포기하거나 외면할 수 없는 숙명처럼 다가온다.

조물주의 설계이든 진화의 결과이든, 인간의 모든 행위는 감(感)으로 시작해서 입력된 정보의 처리와 사회적 교류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정(情)으로 마무리된다. 한자에서 정(情)은 ‘뜻’이라고 풀이되는데 모든 감각 정보는 정, 즉 뜻으로 귀결된다. 이처럼 모든 인간의 삶은 대상에 대한 감각과 이에 대한 의미 부여의 결합인 ‘감정’의 연속으로 이루어진다. 인공지능 로봇 역시 자신에게 장착된 센서들을 통해 각종 정보가 입력되면 이를 신속하게 처리하여 상황에 최적화된 판단을 내린다. 다만 그런 최종 결과물이 ‘정’으로 남는 인간과는 달리 로봇은 ‘정’의 단계까지 이르지 않는다. 이른바 뒤끝이나 여운, 회한 등이 없다. 감정은 인간에게는 본성이지만, 로봇에게는 학습을 통해서만 이해할 수 있는 비본질적 요소이다. 여기에 감정을 둘러싼 인간과 로봇 간의 건널 수 없는 바다가 존재한다. 인간은 로봇과 달리 감정의 지배를 받고 자칫 그 노예가 될 위험성이 있지만 그런 감정 때문에 생존을 유지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인생의 의미와 추억을 논할 수 있으며 자기 자신과 주변을 되돌아볼 수 있다. 요컨대 감정은 인간의 삶과 소통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언어는 이러한 감정을 표현하고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도구이다. 언어를 통해 드러나는 사람의 감정 세계를 폭넓게 탐구함으로써 인간의 본성과 사회적 상호작용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어렴풋이 생각하고 이 탐구를 시작하였는데 이제 그 탐구의 끝자락에서 그 생각은 또렷하게 확신으로 자리 잡았다.

언어학자에게 감정은 “볼매”라고 할 수 있다. 처음에는 뭐가 뭔지 확실하지 않고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몰라 여간 까다롭지 않지만, 연구할수록 재미있고 감탄을 자아내게 하여 좀처럼 손에서 뗄 수 없는 연구 주제이다. 언어는 감정을 표현하는 가장 강력하고 정교한 도구 중 하나이다. 감정도 중요하고 언어도 중요하다. 인간에게 감정만 있고 언어가 없었더라면 오늘날과 같은 문명사회를 건설할 수 없었을 것이며, 언어만 있고 감정이 없었더라면 로봇들의 세계와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기쁨이나 슬픔, 외로움, 분노 등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다양한 어휘들과 구문, 비유적 표현, 담화 전략 등을 통해 인간은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을 전달한다. 언어학자는 이러한 언어적 자원이 어떻게 감정을 표현하고 구성하는지 분석하여 이들의 관계를 밝혀낼 의무가 있다. 특히 사람들이 실제 대화나 글에서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고 이해하는지 분석하는 것은 감정 소통의 메커니즘을 밝히는 중요한 작업이다. 또한 유아들이 언어를 배우면서 감정 어휘를 습득하고, 감정을 표현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발달시키는 과정은 언어학적으로 흥미로운 연구 주제이며 언어 장애나 정신 질환을 가진 사람들의 감정 표현 방식과 언어 사용의 특징을 연구하는 것은 언어와 감정의 신경학적, 심리적 연결고리를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감정을 표현하고 이해하는 방식에는 엄연한 차이가 존재한다. 우리는 이러한 문화 간 차이를 연구하여 보편적인 감정 표현과 문화 특유의 감정 표현 방식을 구분하고, 문화적 맥락이 감정 소통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내야 한다. 세상의 수많은 언어들은 제각기 특정 감정을 나타내는 다양한 어휘를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어휘들은 그 언어가 사용되는 곳의 문화적 가치관과 감정 개념을 반영한다. 우리는 감정 어휘의 의미와 조직, 사용 양상, 맥락과의 역할 등을 연구하여 특정 문화에서 감정을 어떻게 이해하고 전달하는지 탐구해야 한다. 정말이지 할 일이 너무 많다.

요즘에는 흔히 백세인생을 논한다. 우스개소리로 인생의 학교에서 1학년인 10대부터 6학년인 60대까지는 인생초딩이라 하고, 70대는 중딩, 80대는 고딩이며, 90대는 되어야 비로소 대학생이라 하니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돌이켜보면 저자 인생의 초반 3분의 1까지는 앞으로 강단에 서고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시간이었다. 진달래가 만발한 관악캠퍼스에서 처음 언어학을 접하게 되었을 때 마치 새로운 세계에 들어온 앨리스처럼 경이와 호기심으로 내 눈은 번쩍 뜨였고 인생의 행로는 이때 바로 결정되었다. 용렬하기만 했던 제자를 처음 학문의 세계로 인도해주신 여러 은사님들께 깊이 감사한다. 좋은 선생님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라일락 향기가 교정을 가득 채운 1990년 봄 예일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바로 모국으로 돌아와 첫 직장인 한양대학교에서 2학기 첫 강의실 교단에 올라 학생들을 바라볼 때의 전율은 내 맥박에 영원히 각인되어 있다. 그렇게 교수 생활을 시작하여 또 다른 33년을 십년창하(十年窓下) 우직하게 한우물만 파고 교육과 연구에 몰두하였다. 별다른 재주가 없기도 했고 세상 다른 일에 한눈을 팔 겨를도 없었기 때문에 교직은 자연스럽게 내게 하늘이 부여한 천직이 되었다.

그런데 아무리 열심히 책을 읽고, 사색하고, 글을 써 봐도 심오한 언어의 세계는 모든 진리를 쉽게 보여주지 않았다. “내가 세상에 어떻게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나 자신에게는 그저 바닷가에서 놀고 있는 소년과 같았습니다. 평범한 것보다 더 매끄러운 조약돌이나 더 예쁜 조개껍데기를 때때로 발견하며 즐거워했을 뿐입니다. 반면에 진리의 거대한 바다는 내 앞에 전혀 발견되지 않은 채로 놓여 있었습니다.”라는 아이작 뉴턴(Isaac Newton)의 말이 언제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뉴턴은 자신이 이룬 엄청난 과학적 업적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바닷가에서 놀고 있는 소년(a boy playing on the sea-shore)”에 비유하며 자신이 발견한 지식이 광대한 진리의 바다에 비하면 지극히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고 겸손하게 표현했다. “진리의 거대한 바다(the great ocean of truth)”가 인간이 탐구해야 할 무궁무진한 지식과 이해의 영역을 상징한다면 “매끄러운 조약돌”이나 “예쁜 조개껍데기”는 그의 중요한 과학적 발견들을 의미하지만, 이는 아직 탐험되지 않은 진리의 거대한 대양에 비하면 아주 작은 부분일 뿐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이 거인의 비유는 과학 탐구가 끝이 없는 여정이며, 아무리 많은 것을 발견하더라도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진리가 무궁무진하게 남아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하물며 천학비재(淺學菲才)인 나로서는 예쁜 조개껍데기도 하나 제대로 건지지 못하고 그저 진리의 바다에 압도된 채 소일했음을 솔직하게 고백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위인의 말씀으로부터 작은 위안을 얻게 된다. 생전에 살아있는 성자라고 칭송받던 마더 테레사(Mother Teresa)는 “We ourselves feel that what we are doing is just a drop in the ocean. But the ocean would be less because of that missing drop (우리가 하는 일이 바다에 던져지는 한 방울의 물과 같다고 생각될지라도, 그 물방울이 없다면 바다는 줄어들 것이다).”라고 하였다. 아무리 작은 노력이라도 무의미한 것은 없고 긍정적인 결과를 불러일으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저자는 비록 예쁜 조개껍데기를 발견하지 못했을지 몰라도 그런 것을 찾으려고 나름대로 무던히 애썼다고 자부할 수 있다. 솔직히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을 느끼고 당장 저 푸른 바다로 다시 뛰어 들어가고 싶은 욕망을 누를 수 없다. 이처럼 우리 인간이 이룬 지식은 광대한 우주의 진리에 비하면 미미한 부분이지만, 그래도 과학적 탐구는 계속되어야 할 끝없는 공동의 여정임을 부인할 수 없다. 저자 자신 그런 여정의 한 구석에 몸담을 수 있어서 영광스럽고 행복했다고 말하고 싶다.

수많은 동료, 제자, 선후배들과 소중한 인연을 맺고 용맹정진(勇猛精進)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정년을 맞아 매화꽃 피어나는 서강캠퍼스를 뒤로 하고 눈 쌓인 산자락 우거로 돌아오게 될 때의 홀가분함과 아쉬움은 내 얼굴의 주름과 흰머리 속에 남게 되었다. 이제 겨우 언어가 무엇이고 언어학은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생각이 트이기 시작하고 본격적으로 달려볼까 했는데 마지막 커튼이 내려진 것이다. 이것이 인생이다. 한때 큰 뜻을 품고 바다를 건너 학문의 세계에 몰두한 후 이제 백세인생의 마지막 3막을 어떻게 지내야 할 지 난 잘 알지 못한다. 다만 하루가 다르게 몸도 자라고 지혜도 총명해지는 어린 나무와 같은 손자들, 은호, 이현, 이찬을 보며 하늘의 뜻을 기다리면서 여생을 즐거운 마음으로 지내고 싶다. 이런 심정을 어설프지만 7언절구의 한시로 표현해 보았다:

목차

서문
목차

PART 1
감정과 마음: 감정의 심리적 측면
들머리
감정이란?
감정 이론
인간은 감정의 동물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
정동의 윤상 모형
한국어, 영어, 일본어의 주요 감정 어휘의 감정가와 각성도 비교
관련 용어
마음의 요소로서 감정
감정의 역할
대화와 감정
감정 표출 지수
감정 표출 지수: 영어 텍스트의 예
감정심리학
저인지
감정 세분
감성지능

PART 2
감정과 의미: 감정의 언어적 측면
감정과 언어학
감정 어휘의 의미
감정의 화용론
기본 감정과 복합 감정
감정 어휘 분류
Shaver et al.의 원형 이론 분류
Hobbs & Gordon의 감정 어휘 분류
Wierzbicka의 감정 분류
감정, 사람, 사건
감정 어휘의 비유와 의미변화
감정 어휘의 의미 분석
자연언어의미 상위언어 분석
의미해설과 인지시나리오
기쁨(joy)과 행복하다(happy)
사회적 감정 어휘
연민, 동정, 공감
공감지향적 언어 행위
배려, 자비심
영어의 주요 감정 어휘 의미
보편주의 화용론과 민족화용론
문화 대본
감정과 소통

PART 3
감정과 문화: 감정의 사회문화적 측면
감정과 가치
정체성과 소통
마음챙김과 감정 표출
포용적 소통
감정 대응방식
엔트로피(entropy)
집단의 가치
가치의 구조
Schwartz의 가치 목록
가치와 감정 표현
집단의 가치의식
감정 표출의 문화적 배경: 개인주의와 집단주의
감정 표출 규칙과 문화
CAD 가설 (공동책임, 자율성, 신성 가설)
문화차원 이론과 소통 스타일
문화적 관심사 이론
언어범주 모델
저맥락 문화와 고맥락 문화
Lewis의 문화와 소통 스타일 분석
사례 연구: 핀란드, 일본, 인도의 경우
감정 연구
인공지능(AI)과 감정

부록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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