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필을 하기 전에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그저 한 사람의 학습자이고, 기존 기술을 배우고 활용하는 데 중점을 두어왔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없던 기술을 만들어내어 기술 문서와 책을 통해 리드하거나 계몽하는 사람도 아닙니다. 또한 시중에는 Arm에 대한 전문 서적들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Arm 웹사이트에 가면 Arm의 마이크로 아키텍처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있고, Arm 코어를 이용하여 SoC를 만들 때 고려해야 할 사항들과 최적화 기법 등 수많은 내용이 있습니다. 책을 쓰는 순간 Technical Document보다 구식이 될 수 있는 요즘 세상이므로, 최신 기술과는 거리가 먼 제가 책을 쓰는 데는 그만한 용기가 있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이 구별될 수 있는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 초보자들이 어떻게 Arm IP에 접근할 수 있는지 알려주기 때문일 것입니다.
∙ 어떻게 Arm Cortex-M0 SoC를 하드웨어로 구현할 수 있고, 어떻게 소프트웨어와 연동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기 때문일 것입니다.
∙ 주어진 RTL 코드를 CADENCE EDA 툴을 활용하여 어떻게 GDS까지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다루기 때문일 것입니다.
∙ 설계에 꼭 필요한 CADENCE GPDK를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 다루기 때문일 것입니다.
∙ 거의 모든 챕터가 실습을 포함하고 있으며, 어려운 이론 대비 쉬운 실습 자료를 제공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책은 초보자 및 초/중급 레벨을 대상으로 하였습니다. 두 권으로 기획하여 1년(2학기) 정도의 기간에 디지털 칩 설계 전체인 RTL-to-GDS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본 책 Vol 1.은 Front-End를 담았는데, 간단한 소개는 아래와 같습니다.
∙ 1장에서는 반도체 설계의 전체적인 과정과 개발 환경을 소개하였습니다.
∙ 2장에서는 디지털 라이브러리에 대한 이해와 실습을 담았습니다.
∙ 3장에서는 설계 주제인 Arm Cortex-M0 SoC에 대하여 다루었는데, 인프라가 없는 대학의 경우 어떻게 접근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절차도 담아보았습니다.
∙ 4장부터는 디지털 칩 설계 플로우를 순서대로 담았는데, 시뮬레이션, 합성, 동등성 검사까지 총 6개의 장으로 구성하였습니다.
이후의 Vol 2.는 Back-End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Auto PnR부터 마지막 과정까지를 소개할 예정입니다. 특히 마지막에는 FRAM 셀이 아닌 Real GDS를 적용하여 Fab에 들어가기 전의 실제적인 모습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반도체 분야는 초보자에게 상당히 높은 문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리눅스를 다룰 수 있어야 하고, 전문 툴에 대한 라이선스를 구비해야 하고, 많은 툴을 구동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디지털 라이브러리에 대하여 이해해야 하고, 만들고자 하는 칩의 스펙을 Constraint, SDC 파일로 기술할 수 있어야 합니다. 처음 입문하는 사람이 많은 시간을 들여 이해해야만 하는 내용을 텍스트와 그림만으로 이해시키려는 것이 큰 도전 과제였지만 최대한 문턱을 낮추어보고자, 쉽게 풀어보고자 노력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자신만의 칩 설계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니, 디지털 설계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저조차도 CADENCE 툴을 공부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고민이 많았지만, 함께 공부하고 논의했던 학생들, 아니 Co-worker 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 역시 리눅스도 모르는 초보자였지만, 열정을 가지고 문턱을 넘는 순간 함께 일할 수 있는 엔지니어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어 깜짝 놀랐던 순간이 많았습니다. 하고자 하면 못할 것이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한국폴리텍대학 반도체융합캠퍼스 반도체설계과의 김도우 학과장님 이하 김홍래, 박세준, 김건욱, 황혜민에게 마음 깊은 감사를 보냅니다. 고맙습니다. 우리의 뜨거웠던 2학기와 겨울 방학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또한 이 책의 집필을 제안해주시고 케이던스 툴과 서버를 지원해주신 나인플러스아이티(주)의 박현찬 대표님과 이하 임직원분들께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많이 부족한 저에게 기회를 주셨고,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물심양면 도와주셨습니다. 그리고 우승안 팀장님과 정윤혁 사원님, 고개 숙여 마음을 전합니다. 이 작은 책이 앞으로 우리 모두의 큰 성장에 좋은 계기가 되기를 기원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늘 저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자 지탱해주고 애정해주는 아내와 우리 가족들에게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