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도서관에서 만난 사람들』은 방송작가이자 문화기획자인 저자 박나경이 KBS 라디오 클래식 FM 「당신의 밤과 음악」에서 소개한 100여 명의 인물들 가운데 세상을 아름답게 바꾼 위대한 예술가 12인을 선별해 그들의 삶과 예술 세계를 조명한 책이다. 어려서부터 ‘도서관 살이’를 좋아하던 저자에게 도서관은 ‘혼자여도 외롭지 않고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곳’이었다. 햇살을 받아 빛나는 허공의 먼지, 오래된 책이 내뿜는 퀴퀴한 냄새, 주변 소리들을 모두 빨아들이고 시치미를 떼는 정적 속에서 골목을 누비듯 서가 사이를 산책하며 작가는 바다를 건너고 시대를 거슬러 오르는 여행을 이어갔고, 그 여정 속에서 가슴을 뛰게 만드는 창조적인 예술가들을 무수히 만났다. 그들은 피해갈 수 없는 인간의 조건 속에서 치열하게 자신만의 세계를 탐구해나간 열정적이고 자유로운 영혼들이었다.고요와 정적이 감도는 공간 도서관에서 만나는
위대한 예술가 12인의 불꽃 같은 삶과 영혼
『도서관에서 만난 사람들』은 방송작가이자 문화기획자인 저자 박나경이 KBS 라디오 클래식 FM 「당신의 밤과 음악」에서 소개한 100여 명의 인물들 가운데 세상을 아름답게 바꾼 위대한 예술가 12인을 선별해 그들의 삶과 예술 세계를 조명한 책이다.
어려서부터 ‘도서관 살이’를 좋아하던 저자에게 도서관은 ‘혼자여도 외롭지 않고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곳’이었다. 햇살을 받아 빛나는 허공의 먼지, 오래된 책이 내뿜는 퀴퀴한 냄새, 주변 소리들을 모두 빨아들이고 시치미를 떼는 정적 속에서 골목을 누비듯 서가 사이를 산책하며 작가는 바다를 건너고 시대를 거슬러 오르는 여행을 이어갔고, 그 여정 속에서 가슴을 뛰게 만드는 창조적인 예술가들을 무수히 만났다. 그들은 피해갈 수 없는 인간의 조건 속에서 치열하게 자신만의 세계를 탐구해나간 열정적이고 자유로운 영혼들이었다.
버지니아 울프에서 안토니 가우디까지
열정과 창조, 몰입과 도전으로 우리를 매혹시키는 거장들의 발자취
『도서관에서 만난 사람들』은 문학, 미술, 음악, 영화, 사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 12명의 예술가들이 이뤄낸 업적만을 가려 뽑아 보여주는 형식이 아니라 전기와 평전을 중심으로 그들의 가식 없는 민낯을 담백하고 입체적인 시각으로 소개한다.
삶의 결정적 순간들을 포착한 심오한 시선의 사진작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은 노년에 들어 화가로의 변신을 꿈꾸며 사진기 대신 붓을 들었고, 불멸의 아름다움을 추구한 건축의 사제 안토니 가우디는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한 전차 사고 당시 주머니에 땅콩과 건포도 몇 알 뿐 신분을 알 수 있는 어떤 증표도 지니지 않아 한동안 병원에서 행려병자로 방치되었다.
비극적 운명을 예술로 승화시킨 물랭루즈의 화가 툴루즈 로트렉은 “내 다리가 조금만 더 길었어도 결코 그림 따윈 그리지 않았을 거요.”라고 절규했고,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꿈꾼 색채의 마술사 프리덴슈라이히 훈데르트바서는 짝이 안 맞는 양말과 신발을 직접 만들어 신고 다니는 등 독특한 패션을 즐겼으며, 뮤즈에서 예술가로 비상한 현대미술의 선구자 조지아 오키프는 일흔일곱의 나이에 가로 7미터, 세로 2.5미터에 이르는 대작을 완성한 열정의 화가였다.
근원적 질문을 멈추지 않은 영상의 구도자 잉마르 베리만 감독은 영화로 철학을 한 완벽주의자였고, 인간의 절대 고독을 조각한 파리의 보헤미안 알베르트 자코메티는 작업실의 먼지조차 아름답게 볼 줄 아는 순수한 감성의 예술가였다.
또 의식의 흐름을 탐구한 20세기 문학의 모더니스트 버지니아 울프는 비록 강물 속으로 걸어들어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지만 그녀가 보여준 여성으로서의 치열한 자의식과 삶에 대한 강인한 의지는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그밖에 현대인의 고독과 불안을 그린 가장 미국적인 화가 에드워드 호퍼, 피아니즘의 황홀경을 선물한 천재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 자유와 모험의 세계를 항해한 작가들의 작가 마크 트웨인, 너무나 매혹적인 첼로의 별 자클린 뒤 프레의 삶 또한 독자의 가슴에 열정과 창조, 몰입과 도전이라는 키워드를 깊이 각인시키기에 충분하다.
일상이 예술의 풍요로움으로 가득해지는 특별한 시간
책이 아니면 만나기 어려운 이 걸출한 예술가들의 삶을 엿보다 보면, “예술이란 고립된 외톨이들만 부둥켜 안는 고독한 작업”이라고 말한 전설의 큐레이터 캐서린 쿠의 표현이 참으로 적절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런 예술가들도 우리와 같이 울고 웃고 고뇌하고 방황하고 실수하고 좌절하고 희망하며 다시 일어서는 한 사람이라는 사실도 새삼스레 깨닫게 된다.
보통 사람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 내향성이 강한 예술가의 기질과 속내를 이해하는 과정 속에서, 예술은 더 이상 다가가기 어려운 낯선 무엇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보다 풍요롭고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친근한 대상으로 변화한다. 『도서관에서 만난 사람들』은 우리에게 각박한 생존의 문제를 떠나 잠시나마 예술의 풍요로움으로 일상이 충만해지는 특별한 시간을 제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