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십대들이 맞닥뜨리는 성취와 좌절에 대한 고민을 나누기 위해 아이들의 마음을 오랫동안 보듬어온 여섯 명의 청소년 작가들은 집착, 무기력, 열등감, 현실 도피, 자학 등 아이들이 쉽게 빠져드는 우울한 마음의 골들을 하나하나 세심하게 어루만졌다. 돌덩이 같기만 한 주인공들의 마음이 사실은 너무나 사랑스럽고 가능성 넘치는 꽃송이였음을 알게 되는 순간, 독자들은 ‘아직 잘하지 못해도 괜찮아. 빛나는 너의 내일을 기대할게.’ 라는 작가들의 응원의 메시지를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나는 왜 이 모양일까? 뭘 해도 다 안 되는 걸까?
절망의 끝에서 건져 올린 좌절 금지 보고서
『마음먹다』는 ‘이런 것쯤은 이겨내야 해.’ ‘일단 해 내고 봐야 해.’ 라는 채찍질 대신 ‘힘들었지?’ ‘지금은 잘하지 못해도 괜찮아.’라는 위로와 격려로 읽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쓰다듬어 주는 책이다. 자기만의 빛깔로 저마다 색색가지 향기를 뽐내야 할 십대들을 우등과 열등, 성공과 실패라는 틀 속에 가둬버리는 세상. 무한 경쟁에 내몰려 일등부터 꼴찌까지 한 줄로 세워지며 시험 결과에 따라 친구와 부모님과의 관계조차 달라지는 현실 속에서 청소년들의 내면이 황폐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아닐까?
십대들이 매 순간 밀려오는 열등감과 좌절감 속에서 마음을 지탱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미래의 자신의 모습 역시 실패한 어른에 다름 아닐 거라는 절망감을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까?
십대들이 맞닥뜨리는 성취와 좌절에 대한 고민을 나누기 위해 아이들의 마음을 오랫동안 보듬어온 여섯 명의 청소년 작가들은 집착, 무기력, 열등감, 현실 도피, 자학 등 아이들이 쉽게 빠져드는 우울한 마음의 골들을 하나하나 세심하게 어루만졌다. 돌덩이 같기만 한 주인공들의 마음이 사실은 너무나 사랑스럽고 가능성 넘치는 꽃송이였음을 알게 되는 순간, 독자들은 ‘아직 잘하지 못해도 괜찮아. 빛나는 너의 내일을 기대할게.’ 라는 작가들의 응원의 메시지를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절망은 이제 그만, 더 이상 좌절 금지.
지금은 서툴지만, 결국 모든 것이 다 잘 될 거야!
이상권 작가의 「개 대신 남친」에는 애완동물에만 마음을 여는 찬수와 그런 아들만을 바라보고 사는 찬수 엄마, 뒤늦게 공부에 집착하는 선민이와 그런 딸을 위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 그저 먹먹하기만 한 나와 아내가 등장한다. 몸에서 풀이 돋아날 것 같은 어느 봄날, 어디에도 마음 둘 곳 없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담히 풀어 놓는 이상권 작가는 꽃보다 잎새가 더 예뻐 보이는 그런 봄날의 기운으로 주인공과 읽는 이의 마음을 동시에 감싸 안는다.
이명랑 작가의 「단 한 번의 기회」는 17세가 되는 해에 시험을 치러 부모가 자식을 선발한다는 기발하고도 흥미진진한 이야기이다. 비명을 내지르며 나가떨어지는 아이들의 모습, 아슬아슬하게 미션을 통과하는 주인공의 숨 가쁜 질주는 소설에 긴박감과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과연 나를 선택할까?” 주인공과 함께 후들거리는 심정으로 아빠의 선택을 기다리는 동안, 독자들은 승자가 되지 못하면 낳아준 부모조차 더 잘난 아이를 자식으로 선택한다는 이야기가 소설적 설정이 아니라 현실을 생생하게 비추는 거울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이어지는 노경실 작가의 「엄마 조금 더 기다려 주면 안 되나요」는 꿈과 성적 사이에서 고민하는 여중생의 이야기이다. 작가는 ‘꿈’과 ‘직업’을 삶이라는 저울에 담아 비교함으로써 흔하고 평범할 법한 이야기를 노련하게 풀어내 십 대 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엄마, 미안해. 그러나 할 수 없어. 나는 엄마 딸 이전에, 윤지미거든요!” 소설을 통해 아이들은 이제 눈물을 닦고 힘주어 또박또박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엄마, 그러니까 조금 더 기다려 주면 안 되나요?”
표제작 「마음먹다」는 천장에 붙어 있던 달궈진 프라이팬에서 뜨거운 콩이 콩콩콩콩 D-124의 볼에 떨어져 내리며 시작한다. 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가능성을 가장 최소한으로 발휘하며 살도록 조종하고 관리하는 D제국의 D들은 특히 사춘기 아이들을 무기력하게 만들기 위해 애쓴다. 그러나 D들이 그토록 두려워하는 ‘철들 무렵’ 마음을 먹기 시작한 어진이의 변화는 D-124의 마음마저 움직인다. 김이윤 작가는 독특하고 감성적인 판타지를 통해 다른 누군가의 삶이 아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아이들에게 넌지시 일러준다.
이시백 작가의 「장 지지러 가는 날」은 비정상적이고 우울한 교육 현장의 모습을 생생한 캐릭터로 익살스럽게 형상화하고 있다. ‘장을 지지다’의 뜻을 짐짓 모르는 듯, 엉뚱하게도 선생님 손에 장을 지지러 쑥뜸을 들고 가는 주인공. 순진한 얼굴로 교사들에게 받은 상처를 조목조목 고발하는 주인공의 능청스러움은 웃음을 유발하는 동시에 그 어떤 비명소리보다 아프게 가슴에 꽂힌다. 아이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가장 많은 관계를 맺는 학교, 바로 그 학교에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좌절하는 대부분의 아이들을 작가는 이야기꾼다운 목소리로 유쾌하게 위로한다.
마지막 작품 「현피」는 ‘현실’과 ‘PK(Player Kill, '상대를 죽인다’는 게임 용어’의 앞 글자를 딴 합성어)를 제목으로 삼았다. 하지만 독자들은 ‘현피’가 ‘현실도피’의 줄임말임 또한 어렵지 않게 유추해 낼 수 있다. 정미 작가는 학교를 그만두고 바깥과 단절한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