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언론인, 개화사상가, 혁명가, 독립운동가, 군인, 의사, 정치가로 다채로운 활동을 펼친 우리 근대사의 선각적인 거목 서재필의 생애를 돌아보는 『선각자 서재필』. 서재필 선생이 태어난 지 150주년 되는 해를 기념하기 위해 그의 발자취를 돌아보기 위해 엮은 화보집이다. 독립기념관에 소장된 사진과 유물, 그리고 각종 문건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서울대 규장각 문서와 일본 아시아역사자료관 소장 문서 등이 포함되어 있다.첫 공개 일본 古文書 곁들인 탄신 150주년 기념 화보집
금년은 서재필(徐載弼) 선생이 태어난 지 15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 책은 서재필기념회(이사장 안병훈)가 이 같은 뜻 깊은 해를 맞아 선생의 발자취를 돌아보기 위해 엮은 화보집이다. 간행을 위한 기초자료는 독립기념관에 소장된 사진과 유물, 그리고 각종 문건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서울대 규장각 문서와 일본 아시아역사자료관 소장 문서도 포함되었다.
이 가운데 일본 문서는 선생이 21세의 청년시절 일본으로 건너가서 군사교육을 받던 14명 가운데 유일하게 ‘사관생도’로 유학생을 대표했던 사실을 증언하는 귀중한 자료이며, 국내에 처음으로 공개되는 것이다. 이밖에도 한말에서 일제 강점기, 광복 이후의 신문 기사도 가능한 대로 모두 수집했다.
이렇게 해서 모은 1천 건을 헤아리는 자료 가운데 260여 건을 엄선하여 이번 화보집에 수록했다. 또한 서재필 선생이 국내 각 언론에 기고했던 여러 기고문 가운데 사료적 가치가 높은 14편을 추려 옛 어투를 그대로 살려 곁들여 실었다.
책임 집필을 맡은 정진석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는 한국 언론사 연구의 독보적인 학자이다. 정 교수의 정치(精緻)한 글과 풍부한 사진자료를 통해 독자들은 국내와 일본, 미국을 넘나든 서재필 선생의 87년 생애를 일목요연하게 살필 수 있다.
한국 근대사의 거목 서재필
서재필 선생은 언론인, 개화사상가, 혁명가, 독립운동가, 군인, 의사, 정치가로 다채로운 활동을 펼친 우리 근대사의 선각적인 거목이었다. 선생은 조선이 은둔의 나라로 깊은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던 19세기 중반에 태어나 어려서는 한학을 공부하여 과거시험 문과에 급제하였다. 하지만 나라가 처한 냉엄한 현실을 직시하고 일본으로 건너가서 신식 군사훈련을 받았다.
귀국 후 약관(弱冠)의 젊은 나이에 갑신정변에 가담하였으나 실패로 끝나자 일본을 거쳐 미국으로 건너가서 한국인 최초로 미국 의사자격을 획득하는 등 새로운 삶을 개척하였다. 그 후 선생은 조국의 문명개화를 위해 망명 11년 만에 귀국길에 올랐다. 이로부터 선생은 다방면에 걸쳐 종횡무진 활약을 하게 된다.
한국 언론의 정신사적 원류 <독립신문> 창간
우선 선생이 <독립신문>을 창간하여 개화, 정치개혁, 국민계몽, 그리고 무엇보다 주권재민의 민주주의 사상을 널리 전파한 공적은 우리 역사에 길이 남을 큰 업적으로 꼽힌다. <독립신문>은 한국 민간 언론의 효시였으며 한국 언론의 정신사적인 원류이기도 하다. 한국 언론은 <독립신문>의 자주 독립 의지와 비판정신을 전통으로 이어받아 한말에서 일제 강점기와 광복 이후의 국난을 헤치는 지침이 되었다.
선생은 또한 독립협회를 결성하여 관존민비 사상에 찌든 관습의 혁파를 외치고, 토론회를 열어 민주적 절차에 입각한 여론 정치를 시작했다. 사대의 상징이었던 영은문을 헐고 그 자리에 독립문을 세워 나라의 자주 독립을 만천하에 선포하는 상징물이 되도록 하기도 했다. 배재학당 학생들에게 민주주의와 독립정신을 심어주고 개화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 역시 똑같은 맥락에서 평가된다.
미국으로 돌아가서도 선생은 조국의 독립을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았다. 영문잡지 <한국평론(Korea Review)>을 펴내 세계에 한국의 실정을 알리는가 하면, <독립신문>의 영문판인 를 발행하여 한국의 독립을 국제여론에 호소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