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의 땅덩어리는 지도로 살펴보면 호주에 가려 아주 초라하게 보인다. 하지만 뉴질랜드는 남한의 약 3배에 달하는 면적을 가지고 있는 결코 초라하지 않은 섬나라이다. 북섬의 끝자락 ‘케이프 랑아(Cape Reinga)’에서 남섬의 끝자락 ‘인버카길(Invercargill)’까지 길이 존재하는 직선 코스로만 편도 약 2,200Km에 달한다. 그것도 대한민국 제주도 형태의 섬 ‘스튜어트 아일랜드(Stewart Island)’는 포함시키지 않고서 말이다.
‘13일’ 일정으로 뉴질랜드 일주는 사실 무리가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바쁜 현대인들이 일상을 벗어나 마음껏 일탈할 수 있는 여유를 부릴 수만도 없다. 『중독』에서는 북섬과 남섬의 핵심만을 콕콕 집으며, 중간중간 경유지의 내용도 소소하게 담았다. 때로 경유지에서 1박, 혹은 2박만을 체류한 후, 자동차로 주구장창 달려야 하는 일정이다. 몸과 정신이 많이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힘들 때, 바로 그때부터 뉴질랜드의 대자연과 일상에 지쳐 있는 나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