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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자전거

아버지의 자전거

  • 이철환
  • |
  • 아이세움
  • |
  • 2009-02-10 출간
  • |
  • 32페이지
  • |
  • 213 X 268 mm
  • |
  • ISBN 9788937844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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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어느 날 아버지의 자전거가 사라졌습니다

우리 집은 고물상을 합니다. 아버지는 낡은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고물을 수집하지요.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의 자전거가 사라졌습니다. 고물 자전거이긴 하지만, 우리 가족한테는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물건이었지요. 아버지는 그 길로 뛰쳐나가 온 동네를 찾아 헤맸습니다. 그러나 자전거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며칠 뒤, 나는 학교 앞에서 솜사탕을 파는 아저씨의 자전거가 아버지의 것임을 단박에 알아보았습니다. 나는 아버지에게 달려가 이 사실을 알렸고, 아버지는 나를 앞세우고 학교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초라한 행색의 솜사탕 아저씨와 그 옆에 아기를 등에 업고 있는 아주머니를 보자마자 당신의 자전거가 아니라며 내 손을 잡아끌었습니다. 분명 아버지의 자전거가 맞는데 말입니다. 나는 아버지가 원망스럽다 못해 바보 같이 느껴집니다. 누가 봐도 아버지의 자전거가 맞는데, 아무 말 못 하고 돌아서는 아버지를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자전거를 잃어버린 아버지는 그 어느 때보다 매서운 겨울을 맞아야 했습니다. 힘든 일과를 마친 뒤 난로 앞에서 어깨를 움츠리고 몸을 녹이는 아버지는 예전보다 훨씬 더 초라해 보였지요. 그 때마다 나는 아버지가 걱정되는 한편, 아버지가 자초한 이 모든 상황을 더더욱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자전거에 대한 아쉬움과 원망이 희미해질 무렵,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납니다. 어느 이른 새벽 아버지의 자전거가 다시 돌아온 것입니다. 누군가 살금살금 들어왔다 나간 발자국이 눈 위에 다문다문 찍혀 있고, 자전거 뒷자리의 까만 비닐봉지 안에는 빨간 사과들이 얼굴을 비비며 앉아 있었습니다…….

어려운 이웃을 보듬는 따뜻한 배려

주인공 ‘나’는 마당 한가운데서 흰 눈을 소복소복 맞으며 서 있는 자전거와 빨간 사과를 보며, 그제야 어렴풋이 깨닫습니다. 자전거가 없으면 추운 겨울 내내 걸어다니며 고물을 모아야 하지만, 아버지는 자신보다 더 지독하게 가난한 사람을 외면할 수 없어 당신의 자전거를 못 본 척한 것을요. 우리 자전거라며 동동거리던 나를 거칠게 몰아세우던 아버지 눈 속엔 사실 어려운 이웃에 대한 연민이 가득했음을, 결국 아버지의 가슴 따뜻한 배려가 옳았음도 뒤늦게 알게 됩니다.
말 한 마디 나누지 않았지만 솜사탕 아저씨도 아버지의 따뜻한 마음을 이미 알고 있었던 듯합니다. 솜사탕 아저씨는 자전거와 빨간 사과를 몰래 가져다 놓으면서 아버지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합니다. 생활이 가난하고 힘들지언정 서로의 삶에 용기를 북돋워 주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우리는 세상 곳곳에서 여전히 반짝반짝 빛나는 희망을 느낍니다.
이 책은 [연탄길]로 우리의 메마른 가슴에 따뜻한 온기를 심어 준 작가 이철환의 자전적 이야기로, 어린 시절 작가의 아버지가 고물상을 꾸렸던 실제 경험을 토대로 한 것입니다. 모든 것이 부족하고 고달픈 생활이지만, 나보다 어렵고 힘든 사람을 향한 따뜻한 마음을 잃지 않았던 아버지의 모습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이야기합니다. 물질적으로 풍요롭지 않아도 얼마든지 베풀고 나눌 수 있는 게 바로 ‘사랑’이고 ‘배려’이며, 이것이 바로 우리 인생을 살 만하게 만드는 힘이자 원동력이라는 걸 말입니다. 작은 사랑 하나가 세상을 이렇게 아름답게 만들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이 책은, 이야기에 따뜻한 숨결을 불어넣는 아름다운 색연필화가 더해져 더 큰 감동을 전합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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