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자 서문
의사로서 기본적으로 알아야 된다고 말하는 심전도 판독. 하지만 의과대학 시절부터 내과 전문의, 심장내과 전문의를 거쳐 부정맥을 전공하는 지금까지도 보면 볼수록 어렵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심전도 판독입니다. 그 동안 많은 심전도 책을 접하면서 매번 똑같이 받는 느낌은 책을 읽고 예시로 주어진 심전도를 보면 무슨 말인지 다 이해한 것 같은데도, 책을 덮고 실제 환자의 심전도를 보면 읽었던 내용들은 전혀 떠오르지 않고 그냥 모눈종이에 비슷한 모양을 가진 선들만 가득하다는 당황스러움입니다.
처음 『The Only EKG Book』을 접했을 때, ‘심전도를 판독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빠르고 정확히 알려줄 것’이라는 저자 서문에 기대를 갖고 책장을 펼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심전도 판독에 기본이 되는 용어를 정리하는데 내용의 1/3 이상이 할애되고 있습니다. 모든 의학 공부가 그러하듯이 용어의 정의를 습득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은 충분히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모든 장에는 배워야 할 내용을 나열하고, 그 내용을 간단하지만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 그림과 간간히 들어 있는 저자의 재치 있는 농담으로 독자들이 지루하지 않게 서술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각 장의 후반부에는 다시 용어의 정의에 대한 정리가 나오고, 그 장의 내용과 관련된 재미있는 증례를 실어 내용의 이해를 도울 수 있도록 구성해 놓았습니다. 책 말미의 총정리 부분에서 다시 한번 기본 용어의 정의를 복습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각각의 내용을 반영하여 심전도 판독을 경험할 수 있도록 대표적인 심전도를 실었고, 판독 순서에 따른 실전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참 읽기 편하고, 쉽게 서술되어 있는 심전도 책을 만날 수 있어 반갑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저자가 마지막에 언급했듯이 심전도 판독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여러 증례와 관련된 많은 심전도를 접하고 차근차근 하나씩 생각하면서 판독하는 습관을 갖는 것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심전도 판독을 잘하기 위하여 이 책을 접한 모든 분에게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