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자 서문
외래진료를 하다 보면 ‘이것도, 저것도 아닌데’란 생각이 드는 환자를 만나곤 합니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환자를 봐야 하므로 많이 고민하지 못하고, 제일 처음 머리에 떠오른 진단명으로 치료를 시작합니다. 일차진료외래에서 보는 질환 대부분은 이런 식으로도 잘 낫지만, 몇 번을 봤는데도 진단이 애매하거나 잘 떠오르지 않는 환자도 있습니다. 결국, 상급 병원으로 진료의뢰하고 점차 잊어버리게 됩니다.
항상 이런 부분에 아쉬움이 남았는데 『외래진료 달인 되기』라는 책을 접하고 나서 정말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일차진료의, 즉 제너럴리스트로서 외래 환자를 어떻게 봐야 할지를 간단명료한 이론과 24개의 실제 증례 컨퍼런스를 통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특히 컨퍼런스 현장을 그대로 재현한 생생한대화는 마치 제가 그 자리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이 책을 읽고 번역하면서 그 동안 제가 놓쳐왔던, 혹은 잘 몰랐던 질환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일차진료외래에서의 사고과정을 정립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더불어 저자 선생님의 오랜 경험에서 나온 신체진찰 팁이나 칼럼도 실제 진료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외래진단학 이론과 컨퍼런스 내용이라 얼핏 ‘이론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 수 있지만, 저는 이 책이 완전한 ‘실용서’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는 읽은 후 진료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지식이 들어있습니다. 제가 그랬던 것처럼 독자 선생님들께도 큰 도움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감수자 서문
환자가 불편한 어떤 증상(응급상황이 아닌)이 생기면 찾는 곳이 바로 일차진료외래이다. 일차진료의사는 가장 흔한 질환부터 떠올리면서 증상에 맞춰 진단하는데, 그러면 대부분 맞고 치료도 잘 되지만 애매한 증상 때문에 고민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런 환자를 상급병원으로 진료의뢰하고 나중에 진료회신서를 받아보면, 드문 질환이 진단되어 있어 새롭게 진단 레퍼토리에 추가하는 경우도 있고, 왜 진작 이 질환을 의심하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와 자책을 할 때도 있다.
특히, 짧은 시간 안에 진단과 치료 계획까지 완결해야 하는 외래진료에서는 의심하는 질환에 맞춰 병력청취나 신체검사를 간결하게 해야 하므로, 의심하지 못한 질환은 단서를 잡을 기회도 없어지게 되고, 결국 진단에 실수를 범할 수 있다.
『외래진료 달인 되기』는 일차진료의사로서 자주 만날 수 없는 질환을 다루었지만, 한편으로 일차진료를 거쳐서 나온 증례이므로 결국은 우리가 외래에서 볼 수 있는 환자에 관한 내용이다. 정확한 진단을 내리지 못하고 치료가 안 돼서 상급병원으로 진료의뢰하는 것과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치료를 하던 중 상급병원치료가 필요해 진료의뢰하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이 책을 통해 어렵겠지만 분명히 일차진료외래를 찾는 질환들을 새로 익히거나 다시 점검하는 기회로 삼는다면 향후 외래 진료에 큰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