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있어 외롭게 길을 간다. 길을 가다 그는 한눈을 팔던 중 돌부리에 채여 코가 깨진다. 피를 흘리며 그는 문득 잃어버린 줄 알았던 소중했던 어릴 적 기억을 되살려 낸다. 이윽고 그의 눈빛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그는 현재를 통해 과거를 되돌이켜 보고, 그 과거에서 비로소 자신의 미래를 바라다 본 것이다. 마치 “안티고네”의 현인 테이레시아스처럼 그는 어둠 속에서 빛을 바라다 본다. 그 희미한 빛을 따라 그는 다시 뚜벅뚜벅 소리를 내며 그 삭막한 종로를 걷는다 ...
드라마는 극적인 이야기다. 단순한 이야기도 일단 드라마가 되면 사람들의 주의를 끌만한 사건으로 변모한다.
‘드라마틱’하면 거기에는 분명 무언가 들을 만하거나 볼 만한 이야기가 있다. 인생의 극적인 반전을 위해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는 젊음의 패기를 되사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는 일들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 도전과 응전 그리고 인간적 실수 등은 인생을 더욱 살 만하게 해준다. 누구든 그 가운데 비로소 인간의 ‘인간 다움’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외의 사건은 우리를 놀라게 하거나 때로는 실망을 던져주기도 한다. 현재는 현재일 뿐 결코 과거나 미래가 될 수 없다는 생각이 우선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일들이 단순한 실망보다는 딴 생각을 할 여지를 남겨줄 때, 우리는 주어진 현실 속에서 드라마틱한 그 무언가를 찾아 나선다. 마치 고독한(?) 파우스트처럼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비록 지쳐 실패할 지라도 ‘멈추어라 순간이여! 그대는 아름답도다’라는 말로 사람들을 위로하고 다시 세상을 향해 미소를 짓는다.
이 사전은 드라마에 사용되는 많은 용어들을 설명했다. 익히 알려진 용어들로부터 최신용어들에 이르기까지 개념 하나하나에 울고 웃으며 세상을 살아나가는 현존재의 보편적인 시각이 반영되도록 애쓰면서 기술해 보았다. 들을 만하고, 볼 만하며 읽을 만 한 드라마를 감상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감히 세상에 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