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글
저자는 2000년 5월부터 위확대내시경을 시작하였다. 인체에 있어서 혈관의 최소단위인 모세혈관 level까지의 미세진단이 가능하여 여러 가지 새로운 지견을 얻을 수 있어 한 명의 연구자·한 명의 임상가로서 행운이었다. 그 중에서도 세계 최초로 조기위암에 특징적인 미소혈관 구축상을 발견한 때에는「과학의 여신이, 신비의 베일을 벗겨 진리를 엿볼 수 있게 해 주었다」라고 감동에 떨었다. 그 이후로 위확대내시경의 여러 가지 임상적 유용성을 검토하고 발표하고 있는 동안 눈깜짝할 사이에 10년이 지나가고 말았다.
그 동안 국내외를 불문하고 원저논문·종설, 저서의 분담집필이나 강연에 있어서 저자가 지금까지 파악한지견이나 생각을 발표하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각각의 기회에서 발표할 수 있는 내용은 한정되어 있었다.
한편 최근에 기기개발의 진보에 의해 위의 확대관찰이 용이하게 된 반면, 자연과학의 기본이 되는 관찰조건이 연구자마다 다르고 진단의 근거가 되는 용어도 통일되지 않아 위확대내시경의 진단체계를 확립하는 것은 머나먼 현황이다.
이상의 배경과 경위를 거울삼아 저자가 본 책을 출판한 목적은 (1) 과학적·생물학적 근거를 전제로 재현성이 높은 위확대내시경의 표준적 관찰법을 제시하는 것, (2) 관찰조건을 통일하여 얻을 수 있는 해부학적 지표를 명확히 하는 것, (3) 이러한 지표를 사용하여 위점막의 확대내시경 소견을 해석하여 일정한 진단 기준을토대로 병변의 진단을 하는 진단체계를 제창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 명의 저자가 일관된 신념을 가지고 저서를 집필하여 단행본으로 출판할 필요가 있었다.
20세기는 색소내시경 전성의 시대이며, 선인의 업적에 의해 내시경진단학이 완성된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와서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본 책에 표시된 지견은, 인체에 색소와 같은 인공 물질을 전혀 가하지 않고 빛을 반투명의 점막이나 천연의 색소(헤모글로빈)에 투사하여 발생하는 현상을 근거로 하고 있다. 그리고 확대내시경은 일반 임상에서도작고 평탄한 암을 진단하기 위해서 양성점막으로부터 무수히 채취되어 온 쓸데없는 생검을 없애는 데에 공헌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책이「아무것도 더하지 않는, 그리고 아무것도 빼지 않는」단순하고 아름다운 내시경 진단학의 서장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본 책은 결론은 없다. 저자는 눈앞에 펼쳐진 대해에 배를저어가는 것처럼, 본 책은 대해에서 헤매지 않기 위한 나침반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출판에 즈음해 도움을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2009년 5월
八尾建史
역사서문
위 내시경을 하는 내시경 의사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내시경 검사 중에「지금 내가 작은 위암을 놓치고 있지 않을까?」「내시경 소견이 좀 이상한데 조직검사를 하지 않고 진단할 수는 없을까?」「내가 적절한 부위에 조직검사를 시행했을까?」라는 걱정과 생각을 가지게 된다.
실제로 최근 들어서 내시경 기기의 화질이 향상되면서 매우 뚜렷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 그 결과 조기 위암의 발견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너무나 많은 병변들이 눈에 들어와서 내시경 의사에게 조직검사를 해야 되는가 하는 고민과 함께 생검을 시행하는 횟수도 증가되고 있다. 만약에 현미경으로 볼 수 있을 정도까지 병변을 좀 더 확대할 수 있다면 필요 없는 생검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도 이제는 실제 임상에서 내시경 검사 도중 80-100배 정도까지 확대관찰이 가능한 확대내시경을 이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확대된 영상만 가지고는 한계가 있다. 더 중요한 것은 확대된 영상을 해석할 수 있는 능력과 이에 대한 자신감이다.
많은 논문에서 위암의 확대내시경 소견에 대한 내용을 언급하고 있지만, 각각의 접근 방법과 판단기준이다르고 각각의 소견에 대한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역자도 실제 임상에서 확대내시경을 시행하면서 많은 답답함이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책을 접하게 된 순간“바로 이 책이다”하는 놀라움과 함께, 이 책을 꼭 번역하여야겠다는 의욕이 생겨 八尾선생님을 직접 만나서 번역의 허락을 받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내시경 의사가 알아야 할 확대내시경의 광학적 지식과 확대내시경 영상이 형성되는 과정을조직학적 소견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확대내시경 검사 방법과 tip, 위암에서의 확대내시경 소견의 진단 기준과 함께 많은 다양한 증례를 보여주고 있다.
바라건대 이 책이 확대내시경을 시행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내시경을 시행하는 모든 내시경 의사에게 위암의 내시경 소견을 좀 더 심도깊게 이해하는 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2012년 7월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내과학교실 김 광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