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서문
심전도는 순환기 질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내과질환의 진단에서 필요한 검사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이 심전도를 읽어 내는 것이 서투른 의사가 의외로 많다고 들었다. 학생시절에 순환기내과의 강의에서 몇 번이고 심전도를 배웠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공부한 교재가 너무 어려웠던 것인지 가르치는 쪽에 문제가 있었던 것인지는 단정할 수 없지만, 어쨌든 심전도를 읽는 것에 능숙한 의사는 많지 않다. 나는 현재, 심전도학 및 부정맥학을 전문으로 하고 있지만, 사실은 학생시절 심전도를 읽는 것이 싫어서 시험 때도 그다지 공부를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졸업 후에 순환기내과, 게다가 심전도, 부정맥 전문의가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학생시절에 교수로부터 권유받은 심전도 교과서가 너무 전문적이어서 학생의 레벨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련의 시절에 우연히 손에 넣은 심전도 책이 알기 쉽게 쓰여져 있었기 때문에, 순식간에 심전도, 그리고 부정맥의 포로가 되어 버렸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 책에 쓰여있던 내용의 일부는 정확하지 않았지만, 초심자가 이해하기 쉽게 쓰여져 있었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심전도의 이론에 기초로 한, 단지 해설만 한 것이 아니라 임상과 연결한 도표를 많이 활용해 해설한 것을 기억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메디컬뷰 사로부터 [이제 와서 물어볼 수 없는] 시리즈로서 심전도의 Q&A형식의 해설서를 기획·편집해달라는 의뢰를 받아들였다. 전기의 레지던트 시절은 무엇이라도 상급의에게 듣고 배우는 것이 가능했지만 후기의 레지던트, 또는 5년 이상 경력의 의사에게 있어서는 이제와 창피해서 물어볼 수 없는 경우가 많이 있다. 특히 심전도와 같이 일상 진료에서 빈번히 행해지는 검사에 있어서는 더욱더 그렇다. 여기서 레지던트, 또는 순환기를 전문으로 하지 않는 중견의사까지, 이제 와서 물어볼 수도 없는 심전도에 관한 질문을 될 수 있는 대로 많이 기록해 보았다. 이것들을 도표를 이용해 알기 쉽게 해설한 것이 본 책이다. 실제로 임상에서 의문스럽게 생각했던 경우들을 남기지 않고 총 망라했다. 현장 의사의 의견을 반영했기 때문에 현실성이 높은 Q&A 형식의 심전도를 위한 교과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꼭 본 책을 활용해 앞으로의 임상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심전도를 읽는 것이 재미있어지는 게 편집한 사람으로서의 바람이다.
2010년 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