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온돌에 대한 연구는 꾸준히 이어져왔다. 하지만 대부분이 건축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한 것이거나 자랑스러운 우리의 전통문화임을 강조하며 지나치게 문화적 가치를 부여하는 데만 초점을 맞춘 것들이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 저자는 이런 기존의 시각을 벗어나 온돌을 둘러싼 역사적 사실에 주목했다.
온돌 사용이 본격화된 것은 17세기 이후로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는 온돌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그에 따른 문제에 하나둘 불거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온돌을 둘러싼 문제는 일본이 조선을 통치하게 되는 시점과 맞물리면서 자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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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온돌에 대한 연구는 꾸준히 이어져왔다. 하지만 대부분이 건축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한 것이거나 자랑스러운 우리의 전통문화임을 강조하며 지나치게 문화적 가치를 부여하는 데만 초점을 맞춘 것들이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 저자는 이런 기존의 시각을 벗어나 온돌을 둘러싼 역사적 사실에 주목했다.
온돌 사용이 본격화된 것은 17세기 이후로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는 온돌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그에 따른 문제에 하나둘 불거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온돌을 둘러싼 문제는 일본이 조선을 통치하게 되는 시점과 맞물리면서 자연히 식민지 권력과 피지배자 간의 대립에서 한 축을 차지할 만큼 큰 사회적 문제로 이어졌다.
온돌을 둘러싼 이야기 속에는 갖가지 모순된 개념이 치열하게 대립한다. “이 산 저 산 다 잡아먹으며” 산림을 발가벗겨 황폐하게 만드는 주범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고,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난방시설로서 뛰어난 문화적 가치를 지닌 존재로 인식되기도 했다. 또한 생활자적인 논리로서 절대 온돌생활을 그만둘 수 없었던 조선인과 지배자적 논리로 온돌생활을 규제한 일본 식민지 권력이 대립하기도 했다. 또한 일본 내에서는 사람을 게으르고 우둔하게 만든다고 비난하면서도 북방 진출을 위해서는 비록 재래식 온돌형태 그대로는 아니더라도 온돌난방이라는 개념을 받아들여야 했다.
온돌의 근대사는 한마디로 ‘따뜻함’을 지켜내기 위한 치열한 투쟁의 역사라 할 수 있다. 이 책을 읽고난 독자들은 오늘날 우리가 큰 어려움 없이 누리고 있는 ‘따뜻함’에 대해 새삼 고마워하게 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