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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타임

화이트 타임

  • 마고 래너건
  • |
  • 사계절출판사
  • |
  • 2013-12-02 출간
  • |
  • 358페이지
  • |
  • ISBN 9788958287070
★★★★★ 평점(10/10) | 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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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화이트 타임
2. 봉헌식
3. 말하고 키스하라
4. 여왕의 관심
5. 커다란 분노
6. 밤 백합
7. 소원이 없는 소년
8. 한여름의 임무
9. 웰컴 블루
10. 재산

작품 해설

도서소개

사계절1318문고 여든여덟 번째 책 『화이트 타임』은 마고 래너건의 또 다른 작품으로, 『블랙 주스』보다 4년 앞서 출간된 책이다. 오랫동안 청소년 장편소설을 써 온 작가가 처음으로 쓴 판타지 단편집으로, 낯설고 기묘한 ‘마고 래너건 식 세계’의 시원(始原)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이 출간되자마자 마고 래너건은 평단과 독자들로부터 ‘독창적인 상상력과 우아한 언어를 갖춘 작가’라는 칭호를 받았으며, 작품집에 실린 단편 「여왕의 관심」은 오리얼리스 상 청소년 단편 부문을 수상하는 영예까지 안았다.
오직 상상력 하나로 지어 올린 낯설고 기묘한 이야기 박물관

2012년 4월에 출간된 『블랙 주스』는 마고 래너건이라는 생소한 호주 작가의 이름을 국내에 알리기에 충분한 작품이었다. 은유와 상징이라는 가장 문학적인 방식으로 구현해 낸 낯설고 기묘한 세계와의 만남은, 장르적 성격이 강한 SF?판타지에 익숙한 우리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블랙 주스』를 읽은 독자들의 찬사는 입소문을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고, “깊이 있는 세계관, 간결하면서도 서정적인 문장, 신선하고 시적인 언어가 돋보이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제53회 한국출판문화상 번역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사계절1318문고 여든여덟 번째 책 『화이트 타임』은 마고 래너건의 또 다른 작품으로, 『블랙 주스』보다 4년 앞서 출간된 책이다. 오랫동안 청소년 장편소설을 써 온 작가가 처음으로 쓴 판타지 단편집으로, 낯설고 기묘한 ‘마고 래너건 식 세계’의 시원(始原)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이 출간되자마자 마고 래너건은 평단과 독자들로부터 ‘독창적인 상상력과 우아한 언어를 갖춘 작가’라는 칭호를 받았으며, 작품집에 실린 단편 「여왕의 관심」은 오리얼리스 상 청소년 단편 부문을 수상하는 영예까지 안았다.
『화이트 타임』에는 총 열 편의 작품이 실려 있는데, 모든 이야기는 별다른 배경 설명 없이 독자들을 곧장 사건 속으로 끌어당긴다.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SF물부터 중세시대 왕이 등장하는 시대물과 요정이 나오는 판타지까지, 작가는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독자들을 이쪽에서 저쪽, 혹은 그 사이 어디쯤에 데려다 놓는다. 물기를 뺀 담백한 묘사와 단정하면서도 화려한 은유, 어디로 튈지 예상할 수 없는 상상력 등 마고 래너건만의 매력이 잘 드러나 있는 작품이다.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그 경계에 놓인 열 편의 이야기

표제작 「화이트 타임」은 시간 여행과 직업 체험이라는 전혀 다른 범주에 속한 소재를 하나로 묶은 매력적인 이야기이다. ‘시간 밖의 시간’, ‘모든 시간이 모인 시간’으로 묘사되는 ‘화이트 타임’은 우리가 알고 있는 시간의 개념에서 벗어난 일종의 무시간 지대. 주인공 셔닐이 교내 체험 활동의 일환으로 화이트 타임 연구소를 방문하게 되면서 예상치 못한 일들을 겪는 과정을 그렸다. 시간 여행이라는 설정 자체도 흥미롭지만, 무엇보다 이 작품이 돋보이는 점은 십대에게 필요한 성장소설의 역할을 썩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는 것이다. 작가는 화이트 타임에 들어간 셔닐의 내면에 이제껏 가져 보지 못한 새로운 생각과 의심, 불안이 싹트는 변화를 섬세하게 따라간다.
「봉헌식」은 중세 시대 어느 왕국에서 일어난 하루의 일을 담고 있다. 어느 날, 공주의 옷 시중꾼 하몬은 전쟁터에 나갔던 공주의 부음을 듣는다. 그런데 하필 그날은 하몬의 쌍둥이 아기들이 봉헌식을 치르는 날이기도 하다. 공주의 시신을 단장하기 위해 봉헌식 준비도 제쳐 놓고 궁으로 향한 하몬은 공주의 죽음을 슬퍼할 겨를도 없이 왕에게 그녀의 참혹한 모습을 보여 주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뒤늦게 찾아온 왕이 자신의 딸을 바라보며 짓는 냉혹한 미소를 엿본 순간, 마치 창에 꿰뚫려 마룻바닥에 꽂혀 버리는 듯한 강렬한 충격을 받는다. 시종일관 하몬의 객관적인 시선으로 전개되는 이 작품은 시대 배경이나 구성은 물론이고, 타인의 관찰을 통해 삶의 아이러니를 포착한다는 점에서 『블랙 주스』에 실린 「나의 주인님」과 비슷하다.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살이 찌는 이상한 세상의 이야기를 그린 「말하고 키스하라」는 해야 할 말, 하고 싶은 말을 숨기고 속에 쌓아 두면 살이 된다는 독특한 설정에서부터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주인공 에번도 한때 뚱보였다가 상담사의 도움으로 살을 거의 다 뺐지만, 또다시 살이 찔 기미가 보여 초조해한다. 에번을 살찌게 만드는 비밀은 다름아닌 소꿉친구 앤트워넷을 이성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것. 마음에 숨겨 둔 비밀이 몸의 살이 되어 드러나는 세계에서, 한 사춘기 소년이 자신 안에 자라나는 알 수 없는 마음을 조금씩 자각하고 탐색해 나가는 과정이 신선하게 그려진다.
「사랑스러운 피핏」(『블랙 주스』)에서 코끼리의 세계를 멋지게 그려낸 래너건은 그보다 앞서 쓴 「여왕의 관심」에서 벌거숭이두더쥐의 사회를 매력적으로 묘사했다. 이야기의 주인공 디볼은 누구보다 뛰어난 잔사로, 타고난 용맹함 덕분에 여왕의 눈에 들어 번식 담당이라는 영광의 자리에 오른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것 때문에 몸과 마음이 피폐해지고, 더 이상 긍지 높은 전사로서 살아가지 못한다. 디볼은 새로운 신분에 저항하려 하지만, 결국 본능 깊숙이 각인된 명령을 거부하지 못하고 “군체의 번영을 위해” 운명에 몸을 내맡긴다.
「커다란 분노」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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