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이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무너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하는 인생의 기반
우리는 모두 인생의 전쟁터 한가운데 서 있다. 시험에서 떨어지고, 면접에서 좌절하고, 믿었던 관계가 깨지고, 투자에서 손실을 보며 삶의 기반이 흔들린다. 그 순간 인간은 절실히 깨닫는다. 한 번의 승리가 모든 것을 보장하지 않으며, 매번 이기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무너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반이라는 사실이다. 손자가 말한 ‘백전불태’(百戰不殆)는 바로 이 진실을 꿰뚫는다.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은 자리에 선 자만이 흔들리지 않는다.
많은 이들이 손자를 승리의 기술자로 오해한다. 그러나 그는 싸움마다 이기는 것을 최고라 하지 않았다. 손자가 강조한 것은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은 ‘백전불태’였다. 손자는 승리를 갈망하지 않았다. 그는 “이겨놓고 싸워라”라고 냉정하게 말했다. 싸움에 뛰어들고 나서 이기려는 것은 도박이지만, 미리 승리의 조건을 만들어 놓고 싸우는 것은 전략이다. 오늘날의 경쟁 사회에서 이 가르침은 더욱 무겁게 다가온다. 성급한 성공은 쉽게 무너지고, 단기 실적만 추구하는 기업은 지속되지 않는다. 오히려 불필요한 싸움을 피하고, 싸우지 않고 이기는 자가 진정한 승자다. 『손자병법』은 단순한 전쟁서가 아니라, 삶을 버티는 철학이다.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은 ‘불태’ 전략
97가지 스토리텔링으로 되살리다
『손자병법』의 핵심은 바로 이 지점에 있다. 손자는 단순히 “어떻게 이길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순간의 성취가 아닌, 오래 지속되는 기반을 마련할 것인가”를 묻는다. 그래서 손자는 백 번 싸워 백 번 이기는 ‘백전백승’(百戰百勝)이 아닌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은 ‘백전불태’(百戰不殆)의 원리를 말한다. 싸움에 뛰어들고 나서 이기려 하지 말고, 상대를 파악하고 나의 약점을 보완해 승리의 조건을 먼저 갖춘 뒤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2,500년 전에 쓰인 책이지만, 손자의 통찰은 정치·경제·비즈니스·인간관계까지 현대 사회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그는 『손자병법』에서 단 13편, A4 용지 5장 분량의 6천 글 속에서 진정한 승리의 의미를 묻고, 전쟁의 모든 것을 집대성했다. 그 주제는 승패 예측, 지형 파악과 주도권 장악, 지휘 체계와 병사들의 사기 관리, 첩자와 심리전 운용까지 총망라한다. 그 본질은 오늘날의 인간 행동과 심리 분석, 조직 경영과 다르지 않다.
읽는 고전에서 체험하는 고전으로
현대지성 클래식은 『손자병법』을 단순한 번역서가 아닌 스토리텔링 중심 해석서로 선보인다. 고전의 묵직한 울림을 살리면서도, 현대 독자들이 흥미롭게 읽고 일상에 당장 적용할 수 있는 실천적 전략서로 다듬었다.
무엇보다 손자의 가르침을 97가지 역사 속 사례로 풀어냈다. 항우의 비극에서 배우는 감정 관리법, 유방의 성공에서 얻는 인재 활용법, 제갈량의 전략에서 터득하는 상황 판단력 등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을 통해 고전의 추상적 개념을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지침으로 만날 수 있다. 또한 전투 기록화, 고대 풍경화, 현대 중국 풍경까지 아우르는 이미지 47컷을 수록하여 당시의 시대 배경과 역사적 인물들의 흔적까지 생생하게 담아냈다.
또 하나의 차별화는 ‘확장성’이다. 노자의 사상과 손자의 병법을 연결한 해설, 비즈니스와 투자 철학으로 읽는 글, 후대 병법인 삼십육계까지 담아냈다. 고전을 단순히 읽는 차원을 넘어, 언제든 펼쳐 활용할 수 있는 인생 전략 노트로 만든 것이다. 충실한 원문 대조와 주석, 상세한 해설은 초심자에게는 친절하고, 기존 독자에게는 깊이를 더한다.
손자의 원뜻을 해치지 않는 충실한 해석과 상세한 각주를 달고, 중국어 원문과 한자 독음을 병기했으며 특별한 뜻을 가진 한자어는 따로 풀이했다. 또한 우리말 해석과 원문을 바로 대조할 수 있도록 숫자 가이드를 달았다.
세계의 리더들이 2,500년 전의 전략가인 손자에게 길을 묻는 이유는 단순하다. 이 책이 말하는 것은 “어떻게 이길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무너지지 않을 것인가”이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가 “오늘의 나를 만든 책”이라 했고, 일론 머스크가 CEO의 필독서라 강조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는 이 책을 바탕으로 손자와 자신의 이름에서 따온 경영 전략 ‘손의 제곱법칙’을 만들었다. 이처럼 『손자병법』은 고대의 병법서가 아니라, 불확실한 세상을 견디는 불패의 철학이다. 이번 현대지성 판본은 그 메시지를 가장 입체적이고 실천적으로 담아낸다. 독자는 이 책을 덮을 때, 단순한 고전을 읽은 것이 아니라 인생을 버틸 수 있는 힘을 얻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