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왜 혼자 웃는지는
아마 내가 가장 잘 알 것이다.
인간은 혼자서 너무 심히 괴로워하기에
웃음을 발명해야 했다.”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을 위한 니체』는 니체의 본고장 독일에서 직접 대중을 위해 기획하고 엮은 열림원의 아포리즘 선집이다. 이 책의 편저자 우르줄라 미헬스 벤츠는 브레히트, 아도르노, 벤야민 등 세계적인 지성들의 책을 소개해온 독일의 유명 출판사 ‘주어캄프’ 편집자 출신으로, 니체의 전체 사상을 간추려 8장으로 묶고 저작에서 352문장을 엄선했다. ‘자아-행복-사랑-재능-정치-사유-평판-자유’로 각 장을 포괄하는 8개의 키워드는 삶에서 떨어트릴 수 없는 뼈대와 같은 요소로, 니체는 위와 관련한 문장들을 관통해 스스로를 단단히 세우고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는 방향을 제시한다. 번역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도덕의 계보학』 『비극의 탄생』 등을 포함한 다수의 니체 원전과 독일 철학서를 번역한 홍성광이 맡았다. 니체의 저작에서 핵심만을 추출한 짧고 굵은 아포리즘에 뒤이어 홍성광의 구체적이고도 심도 있는 해설은 니체의 독창적인 사유를 더욱 풍부하게 읽을 수 있도록 돕는다.
“재앙 곁이라도 어디서든 인간은
행복이 싹트는 것을 찾아낼 것이다.
그것도 화산성이 높은 토양일수록
더 많은 행복을 발견할 것이다.”
열림원의 아포리즘 시리즈는 편역자에 의해 임의로 수정되지 않고 철학자 본연의 문장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스무여 권에 이르는 니체의 저작과 유고, 편지까지 방대하게 선별해내어 그의 세계관을 낱낱이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엮은이 우르줄라 미헬스 벤츠는 어떻게 하면 우리가 느낄 필요 없는 과도한 스트레스부터 벗어나, 더 잘 기뻐할 수 있는지 묻는다. 그는 스트레스에 빠진 일반 대중을 위해 니체의 말을 빌려 “삶의 상황이 주는 부담에 대처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자신을 강한 인격으로 키우”고 “자신을 편하게 만들려는 습관적인 충동”을 이겨내 지속적으로 단련하라고 요구한다. 그와 동시에 니체처럼 “필연적인 것을 아름다운 것으로 볼 수” 있을 때 우리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모든 불만을 버리고, 더 잘 기뻐하는 법을” 배운다고 말한다.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는 이러한 ‘아모르 파티’ 정신과 끝없는 자기 극복을 통해 우리는 “삶의 기쁨과 자신만의 특별함을 포기할 필요 없이” 삶을 사랑하고 운명을 긍정할 수 있게 된다.
“스트레스를 이기는 니체의 모토는
‘웃고 노래하며 춤춰라’이다.
구원의 길은 명랑함을 통해서만 열린다.”
엄선된 아포리즘 뒤에는 이 책의 번역자 홍성광의 충실한 해설 「니체와 초인은 누구인가?」를 수록하여 니체의 핵심적인 철학 세계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니체가 지나온 삶의 자취와 태도, 그의 철학에 큰 영향을 미친 스승들과의 관계, 니체의 주요 저작들이 집필 당시 그의 삶과 어떻게 맞물려 있었는지에 대한 세부적인 맥락, 그리고 시기에 따라 그가 중요시한 철학 세계의 변천을 통해 우리는 니체의 모토에 더욱 가까워진다. 「들어가며」에서 엮은이 우르줄라 미헬스 벤츠는 묻는다. “니체가 바로 일반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초인’을 향한 엄청난 노력을 요구함으로써 스트레스에 빠뜨리는 요인들을 더욱 강화하지 않았는가?” 여기에 홍성광은 니체 철학의 핵심 개념인 ‘초인’은 “슈퍼맨 같은 초인적 능력을 지닌 인물이나 독재적 영웅이 아니라 스스로 가치를 부여하는 자유롭고 창조적인 인간”임을 강조하고 있다. “스스로 주체적인 입장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여 같지만 조금씩 바뀐 모습으로 힘차게 자꾸 되돌아오는, 자유정신을 가진 인간이 바로 초인이다.” 스트레스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삶을 창조하는 힘이 결국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바이며, 우리는 니체 본연의 목소리를 따라가며 삶을 쟁취하는 법을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