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담기 close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았습니다.

행복한 시간들

행복한 시간들

  • 파스칼 키냐르
  • |
  • 문학과지성사
  • |
  • 2025-09-15 출간
  • |
  • 340페이지
  • |
  • 125 X 188mm
  • |
  • ISBN 9788932044385
판매가

19,000원

즉시할인가

17,100

배송비

무료배송

(제주/도서산간 배송 추가비용:3,000원)

수량
+ -
총주문금액
17,100

※ 스프링제본 상품은 반품/교환/환불이 불가능하므로 신중하게 선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출판사서평

마침내 다다른 바다-『행복한 시간들』

1997년 급성 폐출혈로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온 키냐르는 이후 완전히 ‘새로운 글쓰기’를 시작한다. 이듬해에 시적 단상, 소설, 철학, 삶의 기록 등 모든 것을 아우르며 장르의 경계마저 허무는 『은밀한 생』을 발표하는데, 이는 키냐르가 말하는 ‘분절 없이 하나의 부피, 하나의 육체를 가진 바다 같은 글쓰기’의 서막이 되어 2002년 “마지막 왕국 시리즈”로 이어진다.
2023년 프랑스에서 출간된 『행복한 시간들』은 이러한 여정의 정점에 놓인 작품이다. 바다를 말하면서 동시에 스스로 바다가 되어 출렁이는 문장들, 외톨이들의 목소리, 그가 유난히 좋아하는 르네상스 시대의 인물들(라로슈푸코, 생테브르몽, 에스프리, 마담 드 사블레 등)과 그의 개인적 기억(M과 에마뉘엘, 외삼촌과 외할머니)이 교차하며, 존재의 심연과 기억의 파편들이 파도처럼 독자를 휩쓸고 지나간다. 키냐르의 문학은 『행복한 시간들』에서 마침내 내용과 형식 모두에서 ‘바다’(분절되지 않은 하나의 총체)가 된다.


옛날Jadis과의 접속

바다는 ‘붙잡을 수 없고, 저항할 수 없는, 융합적인, 객체화할 수 없는 무정형’(144쪽)의 물이다. 모든 것을 품고, 모든 생명의 기원에 자리한다. 양수 속에서 태어난 우리에게 바다는 태아 시절의 은유이자, ‘옛날Jadis’과 다르지 않다.
키냐르 문학의 핵심 개념인 ‘옛날’은 단순한 과거가 아니다. 그것은 빅뱅이라는 원초적 분출의 순간을 기원의 자리로 설정하고, 그 순간의 ‘분절되지 않은 무정형의 총체’로서 모든 것이 혼재된 우주를 ‘옛날’이라 명명한다. 인류 차원에서는 태아가 어머니로부터 완전히 분리되기 전의 ‘모태 속 삶’이며 이 시기는 ‘최초의 왕국’이라 불린다. 출생 이후 우리는 ‘마지막 왕국’(출생부터 죽음까지)의 주민이 되어 ‘최초의 왕국’의 그림자 아래 살아간다. 이 잃어버린 낙원은 이따금 섬광처럼 떠오르기도 하지만, 우리는 그런 행운의 순간만을 기다릴 수 없다. 옛날과 접속할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한다. 키냐르의 ‘새로운 글쓰기’는 옛날을 단순히 순간적으로 불러오는 데 그치지 않고, 마지막 왕국에 머물게 하려는 시도이다. 키냐르는 자신의 문학에서 그 옛날을 ‘지금 여기에 되살리는 일’을 감행한다. 바다는 옛날의 감각적 현현이자, 비非가시적 흔적의 상징이다. 이제 옛날은 그리움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이곳에서 누리는 ‘행복한 시간들’로 변모한다.


“자유란 깊은 심연에서 스스로 벗어나는 것”
다시 태어난renaissant 자들이 도달한 바다

“다시 태어나는 여인Renaissante”으로 등장하는 베누스(아프로디테)의 이미지는 키냐르의 작품에서 강박적으로 반복된다. 변모의 원소인 바다에서 물이 줄줄 흘러내리는 알몸으로 솟아오르는 이 여신은 생명의 기원뿐 아니라, 존재의 ‘자발적 변환’을 상징한다. 베누스는 단순히 ‘태어나는 여인’이 아니라 ‘다시 태어나는 여인Renaissante’이다. 르네상스renaissance는 곧 ‘재출생’을 의미한다. 최초의 왕국과 마지막 왕국을 가르는 ‘출생naissance’ 이후, 다시 한번 태어나는 것이다. 누구나 태어나지만, 누구나 재-출생을 경험하지는 못한다. 수동적 출생과 달리, 자발적 재-출생은 각성을 통해 존재가 변환되는 아름다운 사건이다. 이것이 키냐르가 ‘다시 태어나는 모든 것’-역사의 르네상스 시대, 사계절의 봄, 하루의 새벽-에 무한한 애정을 보내는 이유이다.
‘다시 태어나는 자’는 곧 ‘눈뜨는 자’이다. 비로소 세계를 제대로 바라보고, 그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되는 자’이다. 다시 태어난다는 것은 단순한 생물학적 순환이 아니라, 예술적 각성이자 존재의 혁명이며, 키냐르에게 ‘자유란 깊은 심연에서 스스로 벗어나는 것’이다.
바다와 사랑, 옛날Jadis과 존재, 기억과 무아지경의 상태를 넘나들며, 키냐르는 이 책에서 바다 그 자체가 된다. 그의 문장은 음표처럼 기보되고, 문학은 물처럼 흐른다. 『행복한 시간들』은 격정과 반항, 그리고 사유의 에너지로 물결치는 철학적 바다다.


무아지경-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 있기
세속을 떠나는 자들만이 누리는 ‘행복한 시간들’

이 책은 ‘다시 태어난 자’들의 이야기이다. 그들의 공통점은 ‘이곳에 있으면서, 자주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이다. 무아지경. 아주 먼 곳으로 떠나버려 침묵 속에서 시선이 멍해질 때, 그 ‘다른 곳’이 바로 옛날이다. 최초의 왕국에 속한 옛날이 아니라, 마지막 왕국에서 ‘다시 태어난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옛날, 이곳에 현존하는 옛날이다.
무아지경은 단순한 몰입이 아니라 존재의 다른 국면으로 진입하는 사건이다. ‘영혼이 사라지는 황홀한 실종’(153쪽)을 통해 자연 속으로, 옛날로 스며든다. 키냐르의 세계에서 ‘옛날’ ‘자연’ ‘바다’ ‘무아지경’ ‘황홀경’은 서로 겹쳐져 하나로 수렴하여 ‘행복한 시간들’이 된다. 일상 속에서 문득 솟아오르는 감각의 물결, 존재의 깊은 층위에서 감지되는 옛날의 순간들.
키냐르의 작품에서 이런 행복을 느끼는 인물들은 대개 외톨이다. 그들은 사회적. 역사적, 심지어 가족적 연대기의 그물망에서 벗어나, 사생활의 어둠 속에 은닉된 호젓한 곳에 머문다. 진정한 ‘행복한 시간들’은 세속적 연대기에서 이탈한 외톨이들의 순간, 자연과의 합일, 존재의 황홀한 몰입 속에서만 가능하다. 비엔 호수에 떠 있는 루소, 파비아 전장에서 풍경 속으로 사라진 프랑수아 1세, 차의 수증기로 스며든 바이사오 스님…… ‘행복한 시간들’은 바로 그 무아지경,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마주하는 시간이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이 책이 독자에게 제안하는 궁극의 사유이다. 존재의 깊은 차원에서 감각을 열고, 다시 태어나고, ‘옛날’과 접속하라.

목차

제1장 (콩피에뉴에서의 저녁 파티)
제2장 제시간에 죽기
제3장 날짜들과 시간들
제4장 기도서
제5장 이스키아 해변
제6장 태양 안에는 세 개의 태양이 있다
제7장 Speculum historiale(역사의 거울)
제8장 이사
제9장 Hôrai
제10장 욘강
제11장 모가도르
제12장 벨렝의 탑
제13장 물
제14장 파비아
제15장 비산술非算術
제16장 성녀 테레사
제17장 기원 회귀의 거장
제18장 쥐미에주의 폐허
제19장 사라진 집
제20장 사제관 길
제21장 기마 수렵
제22장 시간의 관자놀이
제23장 세계의 기억 모퉁이
제24장 일반 역사
제25장 가오리들
제26장 뱀장어들
제27장 1955~2017년
제28장 분노
제29장 헤로의 탑
제30장 베른
제31장 11월
제32장 탈라사의 날짜들
제33장 재출수再出水
제34장 르네상스들
제35장 사랑의 기도서
제36장 재의 소녀들
제37장 시詩
제38장 1991년 눈 내리는 베르사유궁
제39장 1640년대
제40장 뜯어낸 시간들
제41장 장 브뤼노
제42장 루크레티우스
제43장 암호 코드로서의 문학
제44장 샤를 드 생테브르몽
제45장 조르다노 브루노
제46장 마들렌 드 사블레
제47장 당근 수프
제48장 라 갈리가이
제49장 스피노자
제50장 플루타르코스

옮긴이의 말 마지막 왕국 시리즈 제12번 「바다 교향곡」
작가 연보
작품 목록

교환 및 환불안내

도서교환 및 환불
  • ㆍ배송기간은 평일 기준 1~3일 정도 소요됩니다.(스프링 분철은 1일 정도 시간이 더 소요됩니다.)
  • ㆍ상품불량 및 오배송등의 이유로 반품하실 경우, 반품배송비는 무료입니다.
  • ㆍ고객님의 변심에 의한 반품,환불,교환시 택배비는 본인 부담입니다.
  • ㆍ상담원과의 상담없이 교환 및 반품으로 반송된 물품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 ㆍ이미 발송된 상품의 취소 및 반품, 교환요청시 배송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ㆍ반품신청시 반송된 상품의 수령후 환불처리됩니다.(카드사 사정에 따라 카드취소는 시일이 3~5일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 ㆍ주문하신 상품의 반품,교환은 상품수령일로 부터 7일이내에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 ㆍ상품이 훼손된 경우 반품 및 교환,환불이 불가능합니다.
  • ㆍ반품/교환시 고객님 귀책사유로 인해 수거가 지연될 경우에는 반품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 ㆍ스프링제본 상품은 교환 및 환불이 불가능 합니다.
  • ㆍ군부대(사서함) 및 해외배송은 불가능합니다.
  • ㆍ오후 3시 이후 상담원과 통화되지 않은 취소건에 대해서는 고객 반품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품안내
  • 마이페이지 > 나의상담 > 1 : 1 문의하기 게시판 또는 고객센터 : 070-4821-5101
교환/반품주소
  •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중앙대로 856 303호 / (주)스터디채널 / 전화 : 070-4821-5101
  • 택배안내 : CJ대한통운(1588-1255)
  • 고객님 변심으로 인한 교환 또는 반품시 왕복 배송비 5,000원을 부담하셔야 하며, 제품 불량 또는 오 배송시에는 전액을 당사에서부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