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시집 ‘황금왕관 솔새’에 붙여

황금 왕관을 머리에 얹은 솔새가 날아와요
늙고 병든 고목 둥치 끝가지에 끊임없이 날아와 앉아
노래지어 부르는 그림이듯 이쁜 솔새여,
미래의 꽃잎을 물고 희망을 전송하는 자랑스런 솔새

먹지도 말하지도 일어나지도 걷지도 못하는 병든 큰 나무를 대신해
종알종알 노래하고 뛰고 날고 푸른 하늘도 맘껏 보여 주네요
아픔 견딘 곳곳에 작고 큰 감동이 피네요
어둡고 무거운 덩걸 당신에게 봄인 듯 와서 피네요
새 세포 하얀 꽃잎이 피네요

이름만 들어도 자랑이 솟던 당신의 딸 정현. 수현, 사위 성찬. 정환
이름만 들어도 행복한 웃음이 홍건히 피어나던 손자 손녀, 현서. 강희. 한비
당신의 氣와 運 바톤이듯 이어받아 당신은 이제 한숨 내려놔도 되네요

이제 13살 아이린(강희)이 9살 즈음에 그린 표지그림,
『황금왕관을 쓴 솔새』 초롱한 눈이 대신 보고
파란 하늘에 솟구쳐 피는 기도는 흰 꽃다발 다발로
바램은 늘 용량 초과 전송하려 안간힘 쓰던 당신의 봄이었네요

‘사랑이란 말 하나가 삶의 모든 무게와
고통에서 우리를 해방시킵니다’

오늘도 당신을 그리는 詩가 깃틀을 고르고
당신을 사랑하는 솔새의 그림이 자연이듯 펼쳐집니다
기울어진 그대의 생에 손을 얹고 황금왕관솔새의 노래를 듣습니다

응급실서 중환자실로 일반실 다시 재활병원 요양병원
3여년 숱한 곡진의 휠체어 바퀴도 다 우리 인생입니다
그래서 그 속에 분노 슬픔도 기쁨 기대 감동도
온전히 당신이 전부인 詩도 있습니다
왕금왕관솔새가 우리의 미래를 이고 드높이 나네요

(2025년 5월 19일 떠난 당신에게 이 시집을 바칩니다)

2025년 여름 탁영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