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중국의 위진풍도와 육조산문, 그리고 자기 진술
1권에 속하는 원서 7장이 만청 지사의 유혈이 난무하는 폭력적 저항 방식과 유협을 숭배하는 풍의 작품 창작을 일본의 상무정신과 러시아 무정부주의, 청 정부가 간여할 수 없는 조계지의 존재, 이런 상황에서 자신들의 처지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전통시대 문학적 유산인 ‘유협’에서 전범을 찾았던 것으로 설명하고 그 과정을 탐색해 나가는 내용이었다면, 2권에 속하는 원서의 8장과 9장은 문인이자 학자였던 중국 지식인의 독특한 면모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원서의 8장인 첫 번째 글은 문인학자였던 중국 지식인들의 ‘문인’적 측면에 다가간 내용이다. 이 시기 새로운 산문 경향과 이것이 어떤 과정을 통해 형성되었는가를 탐구하면서 전통시대 문학적 유산을 발굴하는 학자이면서 이것을 글쓰기로 구현할 수 있었던 문인의 두 모습을 조명했다. 유럽의 문예부흥이라는 외부적 요소, 청말까지 강력한 영향을 미쳤던 동성파에 대한 반감이라는 두 요소에 이들 개인의 심미적 취미나 지향까지 결합해서 이들이 전통시대 문학적 유산 중에서 무엇을 선택하고 새롭게 의미를 부여했는지를 분석했다. 특히 저우쭤런과 형 루쉰, 스승 장타이옌의 행로를 따라가다 보면 이들이 청말 동성파를 극복하기 위해서, 또 현실에서 개인의 지향을 어떻게 설정했는가에 따라서 위진 산문의 어떤 점을 선택적으로 수용하고 그 의미를 발굴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원서의 9장인 두 번째 글은 중국 지식인의 ‘학자적 자서전’이 어떻게 관심사로 떠올라 상당한 저작들을 양산해 내었는지 그 심리를 추적한 내용이다. 서구의 자서전 전통과 이것을 중국의 자서와 자정연보에서 찾으려던 노력, 그리고 이 둘이 여러 상황에서 혼재하면서 각각의 자서전의 성격을 형성하게 되었으며 이것이 당시 이들의 현실과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를 서술한 내용이다. 특히 이 장은 중국학자들이 전통장르와 자신을 어떻게 인식했는지, 이 장르의 문법 속에서 자신의 무엇을 담아내고 담아내지 않았는지 그 선택과 고민이 녹아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중국 현대 학술의 건립’에 있어 중국 학계 그 최전선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각을 이 두 권의 책을 통하여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