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특징을 소개하는 것이 독자들이 이 책을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첫째, 이 책은 철학사적 관점에서 철학이 상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함의를 갖는지 분석한다는 점에서 독보적이다. 철학 상담이 무엇인지, 어떻게 진행되는지, 주요 방법론은 무엇인지를 다룬 책은 많지만, 철학사적으로 개별 철학자들의 사상이 상담과 어떻게 관련되는지를 구체적으로 분석한 사례는 찾기 어렵다.
둘째, 이 책은 철학과 심리학의 독특한 조합이다. 따라서 이 책은 철학상담 전공자뿐만 아니라 철학을 자신의 분야에 적용하고자 하는 심리치료 및 상담학 전공자들에게도 흥미로운 통찰을 제공할 것이다. 철학 전공자들에게는 철학 사상을 실제 분야에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분야가 수용했던 철학 사상이 어떤 점에서 충분치 못한지를 성찰할 기회도 제공할 것이다.
셋째, 이 책은 철학 상담, 심리치료, 상담학을 교육하기 위한 매우 적절한 교재로 활용될 수 있다. 각 장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개별 철학 사상의 요점을 제시하고 이를 상담에 적용할 사항을 정리한다. 그다음 본문에서 해당 사상을 상담의 관점에서 상세히 다룬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이 상담 및 심리치료에서 철학 사상의 역할을 고민할 수 있도록 질문과 연습을 제공한다. 또한 결론에서는 관련 웹사이트와 참고문헌을 제시한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어가면서 개별 철학 사상에 대한 확고한 이해와 그 핵심을 파악하는 저자의 뛰어난 능력을 실감할 수 있다.
모든 철학책이 그렇듯이, 이 책 역시 저자의 고유한 관점을 담고 있다. 저자는 영미 철학의 관점에서 철학에 접근한다. 잘 알려져 있듯이 영미 철학은 경험과 의미의 명료화에 집중하는 반면, 대륙 철학은 세계에 관한 진리 탐구에 중점을 두는 경향이 있다. 독자들은 저자가 영미 철학의 전통에 속해 있음을 금방 알아차릴 것이다. 그런 관점 때문에 저자는 칸트나 하이데거의 사상을 의미가 명료하지 않다는 이유로 낮게 평가한다. 또한, 저자는 책 전체에 걸쳐 철학을 자연적으로, 즉 과학적으로 이해하려고 한다. 그는 자주 철학의 바람직한 방향을 상대성이론이나 양자물리학과 같은 현대과학 이론과의 비교를 통해 역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