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시간으로 충분하다-가족이 성장할 때
《우리 가족은 학원 대신 여행 간다》는 단순한 가족 여행 에세이가 아니다. 이 책은 치열한 일상과 입시경쟁, 가족 해체의 위험이 도사리는 현실에서 ‘함께 떠나는 시간’의 소중함과 그 치유의 힘, 진짜 삶의 가치를 다시 되짚게 해주는, 지금 우리 모두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다.
처음 이 원고를 읽었을 때, 페이지마다 깃든 가족의 다정한 대화소리, 사랑스러운 갈등, 때로는 코믹하고 때로는 뭉클한 에피소드에 빠져들었다. ‘학원’과 ‘성적’, ‘경쟁’ 대신 저자가 선택한 것은 단순히 멋진 여행지가 아니라, 아이와 부모가 함께 ‘무언가를 느끼고 자라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 시간은 그 어떤 교육보다 값진 성장의 거름이 되었으리라.
가족은 함께 호주의 사막과 울루루를 걸으며 폭우와 번개에 우왕좌왕한다. 시드니 시장에서 이민자와 어울리고, 때로는 미숙함에 웃고, 예상 못한 문제 앞에서 서로를 위로하는 여정을 통해 단단해진다. 이 여행의 과정을 바라보는 독자들은 “나도 이런 시간, 이런 추억이 필요했는데…”라는 공감을 통해 진심 어린 위로와 동기를 받게 된다.
가족이 함께 울루루에 간다는 단순한 문장은 사실 복잡한 사실을 알려준다. 지금 대한민국의 많은 가정은 ‘같이 있지만 마음은 따로’가 되어가고 있다. 부모도, 아이도, 자신의 고민으로 닫힌 방 안에서 대화와 경험이 사라지는 시대. 여행을 통해 아이와 부모가 ‘친구’가 되어가는 이 책은 가족 간의 새로운 소통, 그리고 진짜 행복의 힌트를 건넨다.
현실적인 여행 팁과 준비 과정, 그리고 사소한 실수와 좌충우돌 에피소드, 시시콜콜한 아이들의 고민과 부모의 불안까지. 여행의 준비부터 마침까지의 과정이 생생하게 담겨 친근하면서도 현실적인 공감대를 쌓는다. 갑작스레 닥친 새로운 상황 속에서 스스로 적응하고 관계를 만들어가는 가족의 모습을 통해, ‘여행’은 삶의 내공과 사회력, 진정한 인성을 길러주는 최고의 교육이자 변화임을 보여준다.
읽기 쉬운 문체로 쓰여 술술 넘어가는 페이지의 마지막에 도착했을 때는 “나도 가족과 함께 떠나야겠다”는 작은 다짐이 생기는 책. 현실의 무게에 짓눌려 있다면, 진짜 나와 가족이 살아 있는 순간을 원한다면, 이 책에서 그 첫걸음의 용기를 얻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