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세 정신의학 거장 이시형 박사 ? 83세 국민 주치의 윤방부 박사
8090 두 현역 명의가 나눈 건강과 인생 대담
“노년에도 여전히 현역처럼 살아가는 비결은 무엇인가?”
늙지 않는 뇌와 몸,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비밀
지금의 40~60대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100세 시대를 살아가야 할 세대, 이른바 ‘호모헌드레드(Homo-hundred)’다. 은퇴 이후에도 40~50년을 더 살아가야 할 책임과 기회를 동시에 가진 이들은,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인생 2라운드의 길을 스스로 설계하고 걸어야 한다. 이들에겐 단순한 수명 연장의 기술이 아닌, 전혀 다른 건강과 삶의 문법이 요구된다.
『평생 현역으로 건강하게 사는 법』은 이러한 전환의 시대에 던져진 질문에 두 거장이 삶으로 답한 책이다. 정신의학계 거장 이시형 박사와 국내 가정의학 창사자 윤방부 박사, 8090 두 현역 명의가 만나 세 계절에 걸쳐 나눈 대담의 기록이다. 100세 시대의 길을 먼저 걸으며 삶으로 증명한 두 저자의 조언은 길어진 생애를 막연한 불안과 혼란이 아닌, 살아 있는 지혜와 실천으로 채워갈 수 있도록 돕는 나침반이 되어준다.
“일을 멈출 때 노화는 시작된다!”
8090 현역 명의가 실천하는 30년 젊게 사는 법
92세 이시형 박사와 83세 윤방부 박사는 여전히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현역’ 명의다. 이시형 박사는 『배짱으로 삽시다』로 200만 부 판매를 기록하며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마음 건강’을 이야기한 최초의 의사이자, ‘화병’을 세계 정신의학 용어로 정립한 정신의학계의 거장이다. 아흔이 넘은 지금도 매일 세로토닌문화원으로 출근하고. 전국을 누비며 강연을 이어간다. “숨이 턱까지 차오를 정도로 열변을 토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윤방부 박사는 우리나라 가정의학과의 창시자이자 최초로 TV에 출연한 의사이며, ‘국민 주치의’라는 별칭으로 오랜 신뢰를 받아 온 예방의학계의 대가다. 여든을 넘긴 지금도 KTX를 타고 천안아산병원으로 출근해 주 5일 풀타임 진료를 이어가고, 매일 3시간씩 유산소와 근력 운동을 30대 못지않은 강도로 실천한다.
사람들은 묻는다. “노년에도 여전히 현역으로 살아가는 비결은 무엇인가?”
이 책은 ‘현역’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되묻고, 그 통찰을 통해 삶과 건강의 기본을 다시 설계한다. 두 저자는 ‘현역성’이야말로 노화를 늦추고 삶을 지속시키는 가장 강력한 에너지라고 강조한다. 현역이란 단지 직장을 다닌다는 의미가 아니다. 나만의 역할이 있고, 연결되어 있으며,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감각이라고 현역성을 정의한다. ‘일’은 단순한 경제활동이 아니라, 하루의 리듬을 만들고 뇌와 몸, 마음을 동시에 활성화하는 핵심이라는 것이다. 두 저자의 건강 루틴 역시 결국 일을 중심에 둔 삶의 구조 속에서 가능했고, 이는 현역성이 곧 건강 루틴의 실천 동력이 됨을 보여준다.
매일이 ‘약 없이 건강하게 사는 훈련’이다!
명상, 운동, 식습관… 두 거장의 저속노화 건강법
많은 이들이 중년에 접어들면 기존의 건강 기준에 혼란을 겪는다. 혈압이나 콜레스테롤 수치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젊었을 때 체중을 기준 삼아 무리한 다이어트를 시도하곤 한다. 그러나 두 저자는 말한다. 이제까지의 건강 기준은 더 이상 통하지 않으며, 중년 이후에는 새로운 ‘건강 재건축’이 필요하다고. 절대 수치 중심의 건강 관리에서 벗어나, “나에게 맞는 건강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두 저자는 ‘약 없이 건강하게 사는 법’을 오랫동안 몸소 실천해 왔다. 말 그대로 ‘매일이 저속노화 훈련’이다. 흥미로운 점은 두 사람의 건강 철학이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이시형 박사는 “적게 먹고 적게 움직이는 것”을 실천한다. 명상을 통해 스트레스를 조절하고, 하루 한 끼에 가까운 식사를 즐긴다. 걷기·리듬운동·햇빛 쬐기·공동체 활동 등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을 높이는 삶의 방식을 이어간다.
반면 윤방부 박사는 “많이 먹고 많이 움직이는” 방식으로 건강을 지킨다. 햄버거도 즐기고 콜라도 마시며, 고기도 잘 먹는다. 그러면서 매일 2~3시간씩 꾸준한 유산소와 근력 운동을 실천해 몸의 균형을 유지한다.
방법은 다르지만 두 사람 모두 약이나 병원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자신의 몸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실천 가능한 루틴을 만들어 살아간다는 점이다.
이 책은 하루 만 보 걷기가 정말 필요한지, 영양제는 꼭 먹어야 하는지, 다이어트는 누구에게나 정답인지와 같은 질문들에 대해 하나의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독자가 스스로 자신의 루틴을 찾아가도록 돕는다. 건강은 공식을 따르지 않는다. 내 몸, 내 리듬, 내 체질에 맞게 맞춤형 루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흔히 건강을 위해 약을 찾고, 특별한 식품이나 고가의 보조제를 쌓아두곤 한다. 하지만 두 저자에게 건강이란 특별한 무언가가 아니라, 매일의 습관과 루틴에서 만들어지는 축적의 힘이다. 그것이야말로 ‘저속노화’를 가능케 하는 삶의 전략이다.
노화는 쇠퇴가 아니라 두 번째 성장이다
배움은 뇌를 자극하고 노화를 이기는 힘이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일, 관계, 공부, 죽음이라는 주제로 인생 2라운드를 어떻게 설계할지를 다룬다.
많은 이들이 중년에 이르면 “이제 내가 뭘 더 할 수 있겠어”라며 가능성을 닫는다. 그러나 두 저자는 “지금이니까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말한다.
이시형 박사는 지금도 책을 쓰고, 강연하며, 새로운 분야를 공부하고, 매일 손글씨와 독서를 이어간다. 그는 “뇌는 목표를 가질 때 활성화된다”고 강조하며, 일하고 배우는 것이야말로 뇌를 젊게 만드는 최고의 방법이라 말한다.
윤방부 박사 역시 진료, 방송, 강연을 병행하며 후학과의 교류를 지속한다. 그는 양적 성장은 줄어들 수 있지만 질적 성장은 멈추지 않는다며, 인생 후반이야말로 더 진지하게 배우고 성장해야 할 시기라고 말한다.
두 저자는 지금까지 성취와 속도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의미와 방향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새로운 공부, 소소한 도전, 그리고 나만의 철학을 키우는 노력. 바로 그것이 두 저자에게 ‘늙지 않는 삶’의 원동력이다.
특히 죽음에 대해 두 저자는 ‘마주해야 할 삶의 마지막 질문’이라 말한다. 죽음을 직면하는 순간, 오히려 삶이 더 선명해지기 때문이다. 죽음을 준비하는 습관은 사람을 겸손하게 만들고, 삶을 더 풍요롭게 해준다는 것이다. 수많은 죽음을 지켜본 두 사람은, 좋은 죽음이란 결국 좋은 삶이 남기는 마지막 선물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평생 현역으로 건강하게 사는 법』은 단순한 건강서가 아니다.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에, 두 거장이 먼저 걸어온 삶으로 답하는 책이다. 삶의 루틴은 자신을 지키는 철학이며, 그들이 실천하는 평범한 일상이야말로 늙지 않는 삶의 핵심임을 보여준다. 두 저자는 나이 듦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건강하고 의미 있게 살아가는 길을 제시한다. 정신의학과 가정의학이라는 서로 다른 관점에서 출발한 두 명의가, 의학과 철학, 경험이 어우러진 실질적인 삶의 지도를 펼쳐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