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을 해석하고 판단하는 판사
다양한 사람이 사회를 이루어 모여 살기 시작하면 갈등을 피할 수 없다. 법은 사람과 사람, 집단과 집단, 나라와 나라 사이에 갈등이 생겼을 때 잘못을 따져 정의롭게 해결하기 위하여 만들어졌다. 고대에는 종교의 힘이 강했기에 정치 지도자나 제사장 같은 지배자가 법을 만들고 이를 지키지 않는 사람을 처벌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사회가 점점 복잡해지면서 법을 만들고 집행하는 일을 전문으로 다루는 직업이 필요해졌다. 가장 먼저 탄생한 직업은 판사였다. 판사는 재판에서 사실관계를 분석하여 판결을 내리는 사람이다. 국가마다 법체계와 판사의 역할은 역사와 정치 맥락 안에서 조금씩 다르게 변화해 왔다. 하지만 시대와 나라를 막론하고 판사의 역할은 매우 중요했고 엄격한 자격이 요구되었다. 고대 중국 한나라의 중앙 사법 기관 ‘상서대’는 황제에게 재판 권한을 받아 ‘삼공조’라는 하위 기관을 두고 죄인을 관리할 정도로 체계적이었다. 우리나라 역시 법관을 임명하는 자격 중에 하나로 재판 당사자와 친인척 관계가 아니어야 한다는 점을 명시할 정도로 법에 대한 인식이 오늘날 못지않았다. 유럽 대륙은 로마 제국의 로마법을 바탕으로 왕의 절대 권력을 기준으로 만든 ‘대륙법’을 발전시켰고, 영국은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하는 ‘보통법’을 만들어 법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놓았다. 법체계에 따라 판사의 권위와 역할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것도 흥미로운 지점이다. 이처럼 판사 직업이 변화하는 모습은 사회의 구성원의 권력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였다. 그렇다면 오늘날 판사의 역할은 무엇이고, 판사 직업은 도래하는 미래 앞에 어떤 과제를 맞닥뜨렸을까? 그 과제는 앞으로 판사가 되고 싶은 모든 학생이라면 스스로에게 꼭 던져보아야 할 질문이 될 것이다.
소송 당사자를 대신하는 변호사
판사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는 사람이라면 변호사는 재판을 의뢰한 사람의 편에 서서 재판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조언해 주는 사람이다. 변호사는 판사보다 역사에 늦게 등장했으며, 변호사 직업이 있기 전에 재판 당사자를 도운 초기의 직업들이 있었다. 고대 그리스에는 당사자들의 입장을 소리 높여 항변한 ‘웅변가’가 있었고 로마에는 법을 해석하고 조언하는 ‘주리스컨설트’가 있었다. 로마의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주리스컨설트를 모아 전문적인 법률 기관을 세우면서 변호사 직업의 초석이 생겼고 중세를 거쳐 재판을 전문적으로 하는 기관, ‘법원’이 생기면서 직업으로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이제 변호사와 법정에 서는 것이 마땅한 권리라고 인식하기 시작했고, 17세기 이후 변호사 직업의 권위가 높아졌다. 고대 중국과 우리나라는 소송을 하면 국력이 낭비된다고 생각해 소송 당사자를 돕는 변호사의 존재를 탐탁치 않아 했다. 조선 시대에 눈에 띄는 변호사 직업은 ‘외지부’가 있다. 외지부는 나라의 관청이 아닌 밖에서 소송을 돕는 이들이었다. 숱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외지부는 조선의 억울한 사람을 위해 소송 절차와 문서 작성을 도왔다. 근대로 갈수록 개인이 가진 권리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졌고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변호사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출하고 있다.
이제 변호사는 국경에 구애받지 않고 전 세계의 법률 시스템을 연구하며 활동하고 있다. 인간의 기본권을 지키고 사회 정의를 실현한다는 본질 안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의 변화와 의뢰인의 요구에 맞춰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어떤 자질이 필요한지 담고 있으며 변호사가 되기 위해서 어떤 준비 과정이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범죄 여부를 살펴 기소하는 검사
검사는 역사상 가장 나중에 등장한 직업이다. 검사는 범죄 사건인 형사 소송에서 국가를 대신하여 재판에 참석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국가와 정부가 자리 잡은 13세기 무렵에 등장했다. 서구 사회에 처음 등장한 검사는 왕을 위해 일했고 프랑스 혁명 이후 ‘형사소송법’이 도입되면서 검찰이 하는 역할과 권한이 명확히 규정되었다. 프랑스의 검찰 제도는 유럽으로 퍼져나갔다. 중국 역시 왕조 시대에 왕을 위해 일하는 ‘감찰관’이 있었고 우리나라에는 ‘형조’라는 형벌을 담당하는 부서와 왕실 관련 범죄 사건을 다루는 ‘의금부’가 있었다. 본격적으로 검사 직업이 생긴 것은 근대 서구 문명이 들어오면서부터다. 급변하는 근대 흐름 안에서 검찰 제도는 국가의 권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공공의 이익보다는 정치권력에 따라 좌우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현상이었으며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검사의 권한과 역할이 각각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검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검사의 권한과 역할에 대하여 논의 중에 있다. 이렇게 전환점에 서있는 검사 직업은 어떻게 변하게 될까? 이 책을 통해 검사 제도의 역사부터 오늘날의 변화를 알아보고, 앞으로의 전망을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