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명심보감과 함께하는 마음공부』,
“마음을 안정시켜 세상 일에 응하라” - 고전이 오늘에 던지는 질문
“화를 참으면 근심이 없어진다(忍忿免憂).”
“마음을 알아주는 이가 몇이나 될까(知心幾人).”
짧은 구절들이지만, 이 말들은 분노가 일상화되고 관계가 피로해진 현대 사회의 아픈 곳을 찌른다. 고전 『명심보감』의 문장들은 단순한 도덕 훈계가 아니라, 지금 우리에게 여전히 유효한 성찰의 언어임을 보여준다. 송봉구 저자의 신간 『명심보감과 함께하는 마음공부』(도서출판 모시는사람들)는 이 오래된 지혜를 오늘의 언어로 되살려 현대 독자에게 다시 건네는 책이다.
고전에서 길어 올린 99개의 마음 공부
이 책은 『명심보감』에서 가려 뽑은 99개 문장을 유교·불교·도가·동학·원불교의 사상과 연결해 해석한다. 공자의 “극기복례”와 맹자의 “호연지기”, 불교의 무자 화두와 금강경, 도가의 허심과 무위, 동학의 시천주와 경천·경인·경물, 원불교의 생활 수행까지 동아시아 사상의 정수가 한 권에 담겼다. 저자는 이를 단순한 해설이 아니라, “마음을 다스리는 공부”라는 주제 아래 현대적 지혜로 풀어낸다.
혼란한 시대에 다시 필요한 ‘마음공부’
오늘날 우리는 기술의 발전과 물질적 풍요에도 불구하고 불안과 갈등, 고립 속에 살고 있다. 『명심보감과 함께하는 마음공부』는 이 시대가 요구하는 것이 단순한 지식과 능력이 아니라 마음을 다스리고, 관계를 회복하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공부임을 일깨운다. 내적 안정과 사회적 조화를 동시에 모색하는 길, 그것이 고전이 오늘에도 유효한 이유이다.
분노와 갈등을 넘어서는 지혜
“화를 참으면 근심이 없어진다”는 가르침은 단순한 억제가 아니라, 감정을 다스리고 존엄을 지켜내는 훈련이다. “마음을 안정시켜 세상 일에 응하라[定心應物]”는 삶의 불확실성과 혼란을 견디는 가장 현실적인 지혜다. 고전 속의 짧은 문장들은 오늘날의 감정노동, 인간관계, 사회 갈등을 꿰뚫는 통찰로 다시 살아난다.
고전과 현대를 잇는 다리
이 책은 『명심보감』 원문을 단순히 나열하거나 주석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유교의 경(敬)과 효(孝), 불교의 성찰, 도가의 무위, 동학의 시천주, 원불교의 생활 수행을 현대인의 언어로 재구성해 일상 속에서 체험할 수 있는 지혜로 제시한다. “마음을 알아주는 이가 몇이나 될까”라는 물음은 고전의 문장이 현대 사회의 고립과 소외 문제에도 직결됨을 보여준다.
현대인을 위한 실천적 고전 읽기
『명심보감과 함께하는 마음공부』는 보통 교양 수준의 독자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쉽게 풀었지만, 사상적 깊이를 잃지 않는다. 개인의 수양에서 사회와 공동체, 더 나아가 자연과 문명으로 확장되는 사유의 흐름을 따라가며, 독자는 고전을 통해 새로운 삶의 균형을 모색하게 된다. 단순한 도덕 교훈집이 아니라, 불안한 시대를 건너는 길잡이로서의 실천적 고전 읽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