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진리, 정의, 시간… 누구나 한 번쯤은 철학자가 된다
전 세계 30여 개 나라에서 100만 부 이상 팔린 《윤리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의 저자 페르난도 사바테르가 돌아왔다. 많은 철학사 책들이 철학자의 이름과 사상을 단편적으로 나열하는 데 그치지만, 사바테르의 책은 다르다. 그는 각 철학자의 생각을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내며, 사상의 연결고리를 보여준다. 단순히 한 명 한 명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제자와 스승의 관계 그리고 역사와 시대의 연결고리를 통해 하나의 일관된 흐름으로 서양 철학사를 정리한다. 소크라테스에서 20세기 철학자들까지, 인류의 사상적 발자취를 따라가며 지식의 풍요로운 세계로 안내하는 이 책은 우리에게 비판적이고 자유로운 사유의 연습을 권한다.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을 찾으려 했던 철학자들의 여정을 통해,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배울 수 있다.
“철학을 소설처럼 읽게 만들겠다!”- 밀리언셀러 철학자 페르난도 사바테르가 돌아왔다!
“약간 짜증이 났다.” 《철학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를 집필한 뒤 사바테르가 농담처럼 내뱉은 말이다. 책이 워낙 쉽게 읽히다 보니, 독자들은 그가 집필 과정에서 얼마나 고심했는지 전혀 알지 못할 거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의 애교 섞인 자부심에는 이유가 있다. 철학자이자 소설가로서 스페인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플라네타 상을 수상하고, 프랑스 정부로부터 문예공로훈장 슈발리에 칭호를 받은 그는 철학을 소설처럼 흡인력 있게 들려줄 수 있는 보기 드문 작가다. 또한 스페인 헌법 공로 훈장을 받기도 하였으며 2014년 지중해 문화상, 2015년 메넨데스 펠라요 국제상, 2019년 세비야 투우 문화상을 수상했다.
어떤 현자도 혼자서는 철학할 수 없다
대부분의 철학사 책은 탈레스나 아낙시만드로스를 최초의 철학자라 소개한다. 하지만 사바테르는 그들에게서 빠져 있는 단 하나를 지적한다. 바로 대화다. 불이 뜨겁다거나, 물에 닿으면 젖는다는 사실은 누구나 혼자 깨달을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이란 무엇인지, 선과 악의 기준은 어디에 있는지,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가장 이상적인 모습은 무엇인지와 같은 질문은 혼자서는 답을 낼 수 없다. 오직 다른 사람들과 끝없는 대화를 나누어야만 다가갈 수 있는 문제다. 그래서 소크라테스는 특별하다. 그는 아테네의 광장, 아고라에서 누구든 붙잡고 질문을 퍼부으며 생각을 흔들었다. 그 끊임없는 대화 속에서 비로소 철학은 본격적으로 출발했다. 사바테르는 말한다. 철학이란 거창한 지식의 전당이 아니라, 질문과 대답을 반복하며 멈추지 않고 사고하는 노력 그 자체라고.
그렇다면 철학자는 누구일까? 그들은 바로 우리가 품고 있는 의문을 이미 품었던 사람들이다. 인간이 무엇인지, 우리는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 근본적인 문제를 고민한 이들이다. 《철학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는 이 철학자들의 삶과 그들이 던진 위대한 질문의 기록이다. 박해와 투옥, 그리고 놀라운 발견들로 점철된 이성의 모험담을 사바테르는 친근하고 유쾌한 언어로 들려준다.
스페인, 이탈리아, 유대교 사상가까지 아우르는 철학 이야기
수많은 철학사 책이 이미 존재함에도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스페인어권 철학자의 시선으로 서양 철학을 소개한다는 점이다. 사바테르는 영국·독일·프랑스 중심의 전통적인 철학사에서 벗어나, 서양 철학사의 다른 흐름을 보여준다. 오르테가 이 가세트와 조지 산타야나 같은 스페인 철학자는 물론, 랠프 월도 에머슨(미국), 베네데토 크로체(이탈리아), 아베로에스와 마이모니데스(유대 사상가), 마리아 잠브라노(현대 여성 철학자)처럼 기존 철학사에서 쉽게 만나기 어려운 인물들을 새롭게 조명한다. 본문에는 화가인 동생에게 특별히 의뢰한 일러스트를 삽입했고, 각 장의 말미에는 네모와 알바가 나누는 이야기를 실어 주요 사상을 친근한 대화로 정리했다. 사바테르가 전하려는 핵심은 분명하다. 철학은 거창한 지식의 탑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면서 던지는 질문에 답하려는 인류의 꾸준한 노력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모든 이들은 잠재적인 철학자다. 중요한 건 단 하나, 해답을 찾으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철학적 질문 앞에서 주저하지 않는 법을 배우는 순간, 독자는 이미 철학자가 되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