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은 철학의 가장 오래된 주제 중 하나이다. 이 책은 그 질문에서 출발해 물리학, 수학, 형이상학, 그리고 존재론을 아우르며 논리를 전개한다. 저자는 데카르트적 의심을 통해 모든 전제를 비워내고, 무와 유의 관계, 가능성과 실재의 문제를 탐구하며 필연적 유신론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그는 ‘무에서 어떻게 유가 나올 수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고, 수학과 물리학의 본질적 차이에서 그 실마리를 찾는다. 수학은 존재하지 않으면서도 완전하고, 물리학은 가능성의 세계에서 실체를 획득한다는 그의 통찰은 독자에게 새로운 철학적 시각을 제공한다.
『필연적 유신론과 성경의 유일신에 대하여』의 중요한 특징은 단순히 신의 존재를 주장하거나 부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자는 어떤 신념을 강요하는 대신, 논리적 추론과 개념적 분석을 통해 ‘신’이라는 개념이 어떤 구조 속에서 정의될 수 있는지를 탐색한다. 그는 시간, 전지성, 불변성과 같은 속성들이 과연 절대적인 개념인지, 아니면 특정한 사고 체계에서만 유효한 것인지 질문한다. 특히, 가능성의 총합으로서의 ‘허’ 개념과 그 속에서 실재가 성립하는 방식에 대한 논의는 현대 과학과 철학을 연결하는 흥미로운 시도를 보여 준다.
또한, 이 책은 우주와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결정론과 자유 의지, 존재론적 동일성, 그리고 실체의 연속성 문제를 깊이 다룬다. 테세우스의 배 논증과 같은 고전적 사유 실험을 현대적 맥락에서 재조명하며, 존재의 불변성과 변화 가능성 사이의 긴장을 분석한다. 이러한 논의는 단순한 형이상학적 사유를 넘어, 인간이 어떻게 실재를 이해하고 의미를 부여하는가라는 인식론적 문제로 확장된다. 저자는 독자에게 익숙한 사고 틀을 벗어나 새로운 추론을 시도하도록 유도한다.
『필연적 유신론과 성경의 유일신에 대하여』는 제목에서 드러나듯 전통적 관념을 비판적으로 검토하지만, 특정 종교적 신앙을 옹호하거나 반박하는 데 목적을 두지 않는다. 오히려 과학적 세계관과 철학적 사유를 기반으로 ‘신’이라는 개념을 논리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이다. 이 책은 신을 믿는 사람뿐 아니라, 신의 존재를 의심하는 사람, 더 나아가 인간 존재의 의미와 우주의 본질을 탐구하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도전이 될 것이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익숙한 질문을 낯설게 바라보고, 더 깊은 사유의 세계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