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뜨개 작품의 시작과 끝
견고함과 신축성, 장식성을 좌우하는 ‘시작코’와 ‘코막음’의 모든 것
이 책에서 소개하는 기법의 가짓수는 시작코 41종과 코막음과 잇기 34종. 골라서 수록한 기법이 이 정도일 만큼 세상에는 수많은 뜨개 기법이 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기법이 발달했다는 건 그만큼 다양한 기법이 필요했다는 것. 편물마다 특성과 용도, 디자인에 따라 알맞은 기법이 있다. 별생각 없이 시작과 마무리에 어울리지 않는 기법을 쓰면, 시작코 부분의 토대가 툭 튀어나와 어색해 보인다거나, 신축성이 필요한 소매나 네크라인이 답답해지거나, 견고하게 마무리되어야 하는 부분이 힘없이 넓어지는 등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석이 생기게 마련이다.
이 핸드북은 뜨개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게 뜨개바탕이나 용도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 시작코와 코막음, 잇기 기법을 소개한다. 각 기법마다 주요 특성이 안내되어 있고, 기본적인 기법에서 약간 변형된 기법, 단일한 색상으로 뜨는 기법과 여러 색으로 뜨는 기법, 같은 모양이지만 뜨는 과정이 다른 기법, 짝을 이루는 시작코-코막음 기법 등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 페이지 위쪽의 아이콘은 사용하는 실의 가닥수와 바늘의 종류뿐 아니라 메리야스뜨기, 고무뜨기, 안메리야스뜨기, 가터뜨기라는 기본적인 뜨개바탕 네 가지에 적합한지 그렇지 않은지를 표시했다. 레이더 차트는 난도 및 신축성과 견고함 등 다섯 가지 요소별 특징을 한눈에 파악하게 해준다. 토막지식이나 응용 버전을 정리한 팁은 뜨개질을 수월하게 해주는 유용한 정보를 담고 있다. 영문 패턴을 이용하는 니터가 많고 기법 명칭도 영어로 알려진 경우가 많은 만큼, 영어 명칭을 한글로 읽어주는 방식으로 표기하고 처음 언급될 때는 영문을 병기해 영문 명칭에 익숙해질 수 있게 했다. 다양한 기법을 익혀 적재적소에 사용해보자.
캐스트 온, 시작이 반!
편물의 용도에 따라 시작코 잡는 방법이 달라진다
시작코는 뜨개질을 시작할 때 코를 잡는 것으로, 영어로는 캐스트 온cast on(CO)이라고 한다. 흔히 ‘일반적인 시작코’로 알려진 롱테일 캐스트 온, ‘감아코로 만드는 시작코’라고 알려진 루프 캐스트 온, ‘나중에 풀어내는 시작코’나 ‘별도의 사슬뜨기로 만드는 시작코’로 불리는 프로비저널 캐스트 온 정도가 주로 쓰이지만, 이 책에 수록된 시작코 기법은 41종이나 된다. 뜨는 방법을 기준으로 ‘손가락에 걸어서 만드는 시작코’, ‘감아코 계열의 시작코’, ‘떠서 만드는 시작코’와 쓰임이 있는 ‘용도가 있는 시작코’로 나눠 소개하는데, 저마다 완성된 모습이나 뜨개바탕의 특성에 크고 작은 차이가 있다.
시작코를 선택할 때는 모양뿐 아니라 진행 방향, 신축성과 견고함, 코막음 기법과의 조합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각 기법에 대한 설명을 살펴보면서 뜨고자 하는 작품에 어떤 시작코가 어울릴지 찾아보자. 디자인 포인트를 만들거나 실용성을 더해주는 것은 물론, 시작코 뜨개코가 느슨해지거나 빡빡해지는 문제까지 의외로 손쉽게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특히 ‘용도가 있는 시작코’는 1코고무뜨기나 레이스 뜨기 같은 특정한 뜨개바탕에 적합한 경우, 원형 뜨개바탕이나 발끝에서 시작하는 양말 뜨기 등 특정 형태에 적합한 경우를 소개했으니 알아두면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이다.
바인드 오프, 끝이 좋으면 다 좋다!
신축성과 장식성을 좌우하는 코막음과 잇기
뜨개 끝부분에서 남은 뜨개코가 풀리지 않게 처리하는 ‘코막음bind off(BO)’ 또한 시작코와 마찬가지로 어떤 기법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완성된 모습에 큰 차이가 생긴다. 코막음 기법을 선택할 때 먼저 고려할 것은 눈에 띄게 할 것인가, 눈에 띄지 않게 할 것인가이다. 그에 따라 뜨개바탕의 무늬를 살려 마무리할 수도, 테두리뜨기를 겸한 방법으로 포인트를 만들 수도 있다. 물론 실용성을 위해 신축성과 견고함을 고려해야 하고, 시작코와 세트인 기법을 선택해서 시작과 끝을 맞추는 것도 좋다. 코막음은 사용하는 도구에 따라 ‘대바늘, 코바늘을 사용하는 코막음’, ‘돗바늘을 사용하는 코막음’으로 나누어 소개했으며, 2부 첫머리에 세 가지 도구별 코막음의 특성을 표로 만들어두었다. 특정한 용도에 알맞은 코막음도 있는데, 코막음한 후 가장자리에 프린지를 달고 싶다거나 튼튼한 버튼홀을 만들고 싶다면 그에 맞는 기법을 선택해야 한다.
작품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코막음만큼 중요한 것이 ‘잇기’이다. 일반적으로 이음매가 매끄럽게 되어 겉면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을 중시하는데, 일부러 이은 자리를 겉면으로 드러내서 디자인에 포인트를 주거나 극태사로 뜬 의류의 착용감을 편하게 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매트리스 잇기’로 알려진 키치너 스티치 온 스토키네트 스티치 등 스토키네트 스티치 3종을 비롯해 ‘빼뜨기로 잇기’를 대바늘로 하는 방법인 스리 니들 바인드 오프, ‘덮어씌워 잇기’로 알려진 재패니스 스리 니들 바인드 오프 등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