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에서 발생까지, 돌연변이에서 양육까지
‘생명의 탄생’에 대한 모든 것
생명은 어떻게 탄생하고 진화, 발달해왔을까? 이 책은 ‘발생-기관-성장’의 세 가지 범주로 ‘생명 탄생’의 모든 것을 집대성했다. 진화에서 발생까지, 돌연변이에서 양육까지, 하나의 세포가 증식하고 분화되어 어떻게 복잡하고 정교한 생명체가 탄생하고 성장하는지의 메커니즘을 살펴본다.
발생
초파리에서 인간까지, 모든 생물의 발생에는 공통된 기본 원리가 있다. 다세포생물은 자손을 완성된 형태로 생산하지 않는다. 자손은 발생(development)을 통해 형성된다. 발생이란 하나의 세포(cell)에서 조직(tissue), 기관(organ), 생명체(organism)가 형성되는 세포들의 연속적인 변화다. 기계와 생명체가 다른 것은, 기계는 만들어진 후에 작동하지만 생명체는 스스로 만들면서 작동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폐(肺)가 완성되기 전에 호흡해야 하고, 장(腸)이 만들어지기 전에 소화활동을 해야 한다. 발생은 출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성체(adult)가 된다고 끝나는 것도 아니다.
기관
자손을 보기 위해서는 먹기, 숨쉬기, 짝짓기 등을 위한 신체부위가 필요한데, 이런 기능을 하는 부분을 아리스토텔레스는 도구(organon)라고 했다. 영어 ‘organ(기관, 장기)’은 여기에서 유래했다. 인간의 배아발생에서 기관은 배아나이 3~8주에 만들어진다. 이 시기에 배아의 모든 중요한 구조가 형성되고 8주말이 되면 사람 모습이 되기 때문에, 9주부터는 태아(fetus)라고 불린다. 인체의 기관은 79개 정도인데,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기관은 뇌, 심장, 폐, 간, 신장 등 다섯 가지다. 생명을 자손 번식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관점에서는 생식기관이 더 중요한 필수 기관이 된다.
성장
생명체의 몸통이 비가역적으로 커지는 것을 성장(growth)이라고 하는데, 동물은 성장시기가 배아발생과 유년기(childhood)에 국한되지만, 식물은 전 생애에 걸쳐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성체(adult)란 성숙단계의 생물을 말한다. 동물에서 성숙의 일반적인 기준은 생식이 가능할 때를 말하는데, 변태(metamorphosis)를 거쳐 성체가 되는 동물은 유충/유생(larva)과 성체의 모습이 전혀 다른 생명체처럼 보이는 반면, 척추동물은 태어날 때의 모습과 성체의 모습이 동일하다. 어류, 양서류, 파충류와 같은 냉혈척추동물은 성체가 된 이후에도 실질적인 성장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온혈척추동물인 조류와 포유류는 대개 성체가 되면 성장을 멈춘다. 또한 온혈동물은 번식을 마치는 시기와 죽는 시기가 대체로 일치한다. 조류는 태어난 이듬해 번식을 시작해서 죽기 전까지 매년 봄에 산란을 하는 경우가 많고, 포유류도 대부분 번식을 마치면 곧 죽는다. 인간은 사춘기가 종결되는 16세(여)나 17세(남) 이후가 성체에 해당하는데, 여성은 생식이 종결되는 시점과 사망 시점 사이에 긴 간격이 있지만 남성은 그 간격이 없다.
이처럼 이 책은 세 가지 범주와 43가지의 열쇳말을 통해 흥미로운 생명 탄생의 비밀을 샅샅이 파헤친다. 이를테면 이런 것들이다. 모든 인간은 40~70개의 돌연변이를 갖고 태어난다, 유성생식과 죽음은 동시에 나타났다, 태반은 배아와 모체 양쪽에서 만들어진다, 머리는 몸통의 좌우대칭성과 동시에 나타났다, 척추동물의 진화에서 지느러미 다음으로 중요한 혁신은 ‘턱’, 치아는 피부나 비늘과 가깝다, 지느러미를 만들던 유전자가 사지(四肢)를 만든다, 내온성(內溫性)은 조류와 포유류에서 독립적으로 진화했다, 유방은 땀샘에서 진화했다, 포유류만이 얼굴표정을 만들 수 있다, 생명시작 시점은 수정란인가 배반포인가, 곤충은 암컷이 크고 파충류와 포유류는 수컷이 크다, 개체의 독립과 분산은 일생에서 가장 위험한 시기다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