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글 같은 직장 속, 내 마음의 선을 긋다
가슴에 사직서를 품고 매일 퇴사를 꿈꾸는 우리의 이름은 ‘직장인’. 어떤 직장인이 말했듯, “행복한 직장인은 모두 비슷하게 닮았지만, 불행한 직장인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일이 많아도 힘들고, 일이 적어도 힘들고, 동료와 친하지 않아서 힘들고, 너무 친해도 힘들다. 상사가 부담스러워도 어렵고, 지나치게 친해도 또 어렵다.
그래서 이직을 하고 나면 우리는 알게 된다. 도망친 곳에는 낙원이 없다는 것을. 이른바 ‘지랄보존의 법칙’처럼, 전 직장에서는 상사가 나를 힘들게 했는데, 새 직장에서는 동료가 빌런이다. 아슬아슬하게 선을 넘는 사장님은 덤.
우리는 지금, 너무 가까워서 지치고 너무 멀어서 외로운 시대를 살고 있다. 하루 중 가족보다 더 오래 마주하는 옆자리 동료와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다가 밤을 지새우기도 한다. 어디까지 내 마음을 열어야 하는지, 몇 시까지 메시지를 보내도 괜찮은지, 어느 선까지 지켜야 하는지가 늘 부담스럽다.
《나를 위한 선을 긋다》는 바로 그런 고민을 안고 있는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책이다. 직장동료와는 어느 정도까지 친해지는 것이 좋을지, 상사의 부탁을 어디까지 들어줘야 하는지,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직장인들에게 내 마음의 한계를 잃지 않으면서도 원만하게 어울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 책은 그런 나를 받아들이는 일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런 나와 닮은 이들에게 가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써 내려갔다. 관계를 망치고 싶지 않아 눈치를 읽고 분위기를 맞추며 회사 안에서 스스로를 낮추는 사람들. 어디서든 열심히 했을 뿐인데 나답게 살아야 한다는 말 때문에 마음 한구석이 괜스레 허전해지는 사람들. 다른 이들보다 조금은 더 많은 마음을 소비하는 그들에게 말하고 싶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그 경험들을 기록하는 과정에서 저자는 자신이 겪은 혼란과 회복을 하나의 여정으로 정리해 나갔다. 우울증과 번아웃으로 가득한 ‘직춘기’를 지나며, ‘회사와 거리두기’를 시도하며 얻은 깨달음과 경험들이 모여 이 책이 탄생했다. 《나를 위한 선을 긋다》는 직장인의 현실을 담은 진솔한 기록이자, 또 다른 직장인 독자들에게 무한한 공감을 건네는 따뜻한 위로다.
▶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에서 내 마음의 선을 지키다
아슬아슬한 ‘선 넘기’는 직장에서만이 아니라 삶 속 모든 관계 속에서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어제오늘 하는 말이 다른 것은 회사 상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내 친구도 때로는 같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아니면, 고민을 털어놓았는데 “사실 이거 비밀인데”라며 여기저기 소문을 퍼뜨리는 친구가 있을 수도 있다. 가까운 사이조차 늘 경계해야 한다는 현실이, 참 씁쓸하다. 그럴 때면, 저자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품’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고 적는다.
누구나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며, 불안함 없이 온전히 마주할 수 있는 나의 ‘품’을 먼저 생각한다. 예전만큼 크고 화려하지는 않더라도, 있는 그대로를 좋아해 주고, 기억해주는 이들 앞에서 나는 더욱 나다워진다.
- 본문 〈나를 위한 관계에 선 긋기〉 중에서
이런 ‘나다움’을 지켜가는 일은 가까운 관계일수록 더 중요한 과제다. 친구나 가족, 가까운 사람일수록 선을 지켜주고 서로를 존중하는 것이 진정한 배려가 된다. 관계가 깊어질수록, 때로는 침묵하고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때로는 하고 싶은 말을 꾹 참아야 할 때도 있고, 때로는 상대에게 솔직하게 경계를 보여줘야 할 때도 있다. 작은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도 나와 상대를 지키는 의미가 숨어 있다.
저자는 가까운 사람과의 선 긋기에서 생기는 작은 갈등마저도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강조한다. 그런 작은 실천들이 모여, 건강한 관계와 나다운 삶을 지킬 수 있게 해준다.
만약 선을 지키지 않는 친구가 있다면, 살짝 웃으며 이 책을 보내보자. 가볍게, 하지만 단호하게, 나를 지키면서 상대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물론, 착불로 말이다(찡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