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범죄’라는 단어는 우리 사회에서 흔히 두려움과 불안을 동반합니다. 강력 사건, 조직 범죄, 사이버 범죄와 같은 뉴스 속 이야기들은 범죄를 마치 일상과는 거리가 먼, 극단적이고 이질적인 현상으로 인식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과연 우리가 알고 있는 범죄의 모습은 실제와 얼마나 일치할까요? 범죄란 정확히 무엇이며, 왜 발생하는 걸까요? 그리고 우리는 그것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이 책은 이러한 질문을 던지며 시작합니다. 특히, 대중이 뉴스,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접해온 범죄에 대한 오해와 고정관념을 비판적으로 살펴봅니다. “범죄는 무작위로 발생하는가?”, “범죄자는 태어나는가?”, “살인은 계획적이고 타인에 의해 발생하는가?”, “연쇄살인범은 모두 사이코패스일까?”, “성범죄자들은 일반인과 다른가?”, “프로파일링은 과학적 연구방법인가?”, “범죄는 예방 가능한가?”와 같은 실제적인 물음을 중심으로, 범죄 현상에 대한 사실 기반의 해석과 학문적 통찰을 제공합니다.
대학은 지식의 축적만이 아니라, 기존의 통념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새로운 시각을 갖추는 훈련의 장입니다. 이 책은 범죄라는 주제를 통해 법, 사회, 심리, 경제 등 다양한 학문적 렌즈를 접목시키며 범죄를 입체적으로 이해하고자 합니다. 단순히 범죄의 정의나 유형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범죄가 발생하는 구조적 배경과 사회가 이에 대응하는 방식, 그리고 형사사법 제도의 역할과 한계를 함께 고찰합니다.
우리는 종종 범죄자를 ‘나쁜 사람’으로 단순화하지만, 많은 범죄는 개인의 특성뿐 아니라 사회적 불평등, 빈곤, 교육 격차, 정신건강 문제 등 복합적인 요인과 맞물려 있습니다. 따라서 범죄 문제에 접근할 때는 도덕적 판단을 넘어서 구조적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 책은 범죄학 이론과 실제 사례를 연결하여, 범죄를 단죄의 대상이 아니라 이해와 해결의 대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독자 여러분이 이 책을 통해 범죄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점검하고, 더 넓고 균형 잡힌 시각을 갖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것이야말로, 더 정의롭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2025년 8월
곽대훈·송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