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물럭주물럭, 주물럭주물…냥?
하얀 우동 반죽에서
말랑 쫀득한 우동냥이 태어났어요!
길 안쪽, 뿔 모양 지붕이 눈에 띄는 가게가 있습니다. 바로 ‘도깨비방망이 우동집’입니다. 문을 연 지 한 달째지만 손님은 한 명도 없습니다. 손님만 보면 무서운 표정을 짓는 사장님, 모란 씨 때문에 다들 줄행랑을 치거든요.
모란 씨는 한숨만 푹푹 쉽니다. 우동이라도 만들어 먹고 힘을 내 보려고 우동 반죽을 주무르기 시작하지요. 주물럭주물럭, 주물럭주물……냥? 갑자기 반죽이 부풀어 오르더니 꼬리가 쏙 튀어나오고, “우도옹!” 하고 외치며 고양이로 변합니다. 우동 반죽에서 태어난 고양이, ‘우동냥’입니다. 뒤이어 메밀 반죽에서 “메에밀!” 하고 ‘메밀냥’까지 태어나자 조용하던 우동집은 순식간에 시끌벅적해집니다.
먹보 우동냥 × 잔소리쟁이 메밀냥
반죽에서 태어난 개성 만점 고양이들의
망해 가는 우동집 살리기 대작전!
책읽는곰 ‘큰곰자리 저학년’ 시리즈 신작 《조물조물 우동냥: 반죽에서 나왔다냥!》은 엉뚱한 상상력과 유쾌한 에피소드로 가득한 만화 형식 동화입니다. 반죽을 주물럭주물럭하다 태어난 고양이 ‘우동냥’과 ‘메밀냥’이 우동집에서 벌이는 좌충우돌 소동을 담은 책이지요.
우동냥은 태어나자마자 우동을 몇 그릇씩 먹어 치우는 먹보입니다. 손님 음식을 몰래 핥고, 새우튀김을 하나만 달라고 조르는 말썽꾸러기기도 하지요. 하지만 유부를 가방처럼 메고 다니고, 다시마를 이불처럼 덮고 자는 모습이 사랑스러워 도무지 미워할 수 없는 반죽냥입니다. 새우튀김을 머플러처럼 목에 두르고 다니는 메밀냥은 가게를 보자마자 청소부터 시작하고, 문제가 생기면 척척 해결하는 똑쟁이지요. 우동냥과 메밀냥은 사소한 일로 티격태격하기 일쑤입니다. “탱글탱글 우동이 더 맛있어요!”, “후루룩 메밀국수가 최고라고!” 하며 하루가 멀다 하고 다툽니다. 여기에 손님만 보면 무서운 표정을 짓는 수상한 모란 씨까지. 우당퉁탕 삼총사는 잠시도 조용할 틈이 없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모란 씨 엄마가 ‘가게를 닫고 집으로 돌아오라’라는 편지를 보냅니다. 가게를 닫지 않으면 엄격하고 무서운 엄마가 직접 찾아올지도 모릅니다. 손님은 없고 고양이만 있는 우동집은 이렇게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합니다. 티격태격하던 두 반죽냥과 모란 씨는 과연 힘을 합쳐 도깨비방망이 우동집을 지켜낼 수 있을까요?
책장을 ‘후루룩’ 넘기게 하는
귀여운 만화에 숨은그림찾기 요소까지
《조물조물 우동냥》은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힘을 모아 위기를 헤쳐 나가는 이야기입니다. 하고 싶은 건 꼭 하고, 궁금한 건 못 참는 우동냥은 호기심 가득한 어린이들을 닮았습니다. 심부름을 가다 국물 냄새에 정신이 팔린 모습은 어린이들이 처음으로 혼자 심부름할 때 일어날 법한 일들을 떠올리게 하지요. 하지만 아웅다웅하던 우동냥과 메밀냥도 우동집을 살리기 위해 손을 잡습니다. 엉망인 가게를 청소하고, 손님을 모으려 노래를 부르며 동네를 누비는 두 고양이 모습은 언제 싸웠냐는 듯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는 아이들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우동을 좋아하는 작가의 기발하고 사랑스러운 상상력에서 탄생한 이야기는 책 읽는 즐거움에 흠뻑 빠져들게 합니다. 의성어와 의태어를 풍부하게 넣어 읽는 맛을 살리고, 만화 구성에 군데군데 숨은그림찾기 요소까지 넣어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색다른 재미를 주지요. 음식 만화를 주로 그린 작가답게 반죽에서 튀어나온 귀여운 캐릭터들을 보다 보면 어쩐지 군침이 꼴깍 넘어가기도 합니다. 마찬가지로 음식을 좋아하고 다양한 음식 만화를 우리말로 옮겨 온 번역가의 손을 거치면서 조금 더 우리 독자에게 친근하고 먹음직스러운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따끈한 우동 국물 냄새가 풍겨 오는 듯한 기분도 들지요. 《조물조물 우동냥》은 ‘음식+고양이’라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두 가지 소재를 합쳐, 우동을 좋아하는 어린이도, 고양이를 좋아하는 어린이도, 혼자 책을 읽기 시작한 어린이도 단숨에 빠져들 만한 매력으로 가득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