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과 인문학, 전통과 청소년의 만남
잊고 있던 뿌리와 마주하는 성장의 기록
《흑선》은 무속, 선도, 기 수련이라는 낯선 세계를 배경으로, 한 소년의 내면 탐험을 그린 소설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의 진짜 매력은 북소리로 마음을 깨우고, 호흡으로 분노를 잠재우며, 몸과 마음을 단련해 가는 수련의 세계가 펼쳐진다는 점이다.
특히 청소년 문학에서는 드물게 "무속"과 "선도"를 서사의 중심으로 끌어들이며, 전통 사상을 현재 청소년의 감정과 언어로 재구성하고 있다.
굿을 하는 엄마, 한 손으로 징을 치는 아빠, 고물상에서 약을 달이며 수련하는 "무당의 아들" 훈. 주인공 훈은 증오와 수치심을 이겨내며 자기의 중심을 단단히 세워간다. 고통 속에서도 선을 선택하는 힘, 타인의 아픔을 함께하는 공감, 그리고 결국 자신을 지키는 법을 배우는 그의 이야기는 정체성의 혼란기에 있는 청소년들과 외부의 시선 속에서도 진심을 지키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