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 기억, 기록 – 글쓰기의 뿌리는 일상에 있다
저자는 글쓰기 능력이 단기간에 향상될 수 있다는 믿음을 경계한다. 3개월 만에 책을 낸다는 식의 글쓰기 강좌나, SNS와 블로그 마케팅에 최적화된 작법 훈련으로 글을 향상시킬 수 없다고 본다. 그가 강조하는 건 “삶의 태도가 바뀌면 글이 바뀐다”는 말이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일상의 사물과 풍경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기억하고, 기록하는 꾸준한 습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겸재 정선의 〈계상정거도〉와 천 원권 지폐를 연결해 설명하는 대목이나, 거리의 간판 이름 ‘더이버’ 이야기를 통해 저자는 감각의 예민함, 집요한 관찰력이 글쓰기의 기초임을 설득력 있게 전한다. 스쳐 지나는 장면도 한 번 더 바라보고 기억하는 감각, 그리고 그것을 적어 두는 습관이 글쓰기의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모두가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
“책을 쓰고 싶다”는 마음을 가진 이들에게
책에는 저자의 글쓰기 경험과 글쓰기 수업을 통해 만난 사례들도 여럿 등장한다. ‘몇 달 만에 책을 낼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은 일화, 오디오 수집 경험을 통해 ‘좋은 장비보다 중요한 것은 귀를 여는 태도’임을 깨달은 이야기, ‘외워야 사는 남자’로서 콘서트 해설을 준비하는 과정, 수많은 노트와 메모 속에서 글을 구성해 나가는 방식 등이 그것이다. 그 모든 경험 속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하나다. “글은 향상시키고 싶다면, 태도와 습관을 바꾸어야 한다.”
책을 읽지 않고 책을 쓰고 싶어 하는 이들, 출판을 가벼운 명함처럼 여기려는 이들에게 저자는 엄정한 현실을 말한다. 독서가 없는 글쓰기, 인풋 없는 아웃풋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책을 내고 싶다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날카로운 질문들. “마지막으로 책을 산 게 언제인가요?” “당신이 쓴 책을 과연 몇 명이나 살까요?” 작가는 글을 쓰기 이전에, 먼저 독자로서의 자기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공감을 끌어내는, 글쓰기에 대한 솔직담백한 에세이
『글쓰기의 태도』는 빠르고 간편한 작법서가 아니다. 저자가 자기 일상을 솔직히 보여 주며, 글을 쓰는 삶의 방식과 태도를 이야기할 뿐이다. 그래서 오히려 이 책은 처음 글을 쓰려는 이에게는 단단한 안내서가, 이미 글을 쓰고 있는 이에게는 다시 마음을 다잡는 거울이 되어 준다. 무엇보다 ‘쓰는 삶’을 고민하는 이들, 천천히 글과 삶을 연결해 나가고자 하는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저자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들이 독서의 즐거움을 준다.
* 2025년 대구우수출판콘텐츠제작지원사업 선정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