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두 기린의 단단한 우정!
엄청난 키 차이를 보이는 더크니와 자그니의 두 번째 이야기 《깊은 구멍에 빠졌어요》에는 깊은 구멍에 빠진 더크니를 구하려고 고군분투하는 자그니의 단계별 작전이 담겨 있다. 맨 처음 자그니는 혼자서 더크니를 힘껏 잡아당긴다. 하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 그러자 더 멀리까지 가서 힘센 코끼리들과 털북숭이 고릴라들을 데리고 돌아온다.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더크니를 힘껏 잡아당긴다. 그래도 더크니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이때 더크니를 구멍에서 꺼내지 못한 코끼리와 고릴라의 표정이 재미있는데, 도대체 얼마나 꽉 끼었길래 이렇게 많은 동물이 동원되어도 구멍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건지 황당하기만 하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어떤 방법을 써서 더크니를 구멍에서 빼낼지 기대하게 된다.
이윽고 자그니는 더크니에게 잠깐만 기다리라며 어딘가로 간다. 더크니는 처음에는 기대하는 마음으로 자그니를 기다리지만, 자그니가 돌아오는 시간이 길어지자 슬슬 걱정 어린 표정을 내비친다. 그래도 더크니는 자그니를 믿고 그의 생각을 존중하며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마침내 커다란 풍선을 가지고 온 자그니. 자그니는 풍선으로 무엇을 하려는 걸까?
이 책은 서로에 대한 사랑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우정이 점점 깊어지는 과정을 보여 준다. 또 도움이 필요한 친구를 돕는 일의 중요성과 포기하지 않는 끈기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전한다. 성격도 외모도 다른 두 기린의 모습을 통해 다름을 인정하며 친구를 존중하는 우정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크고 작고, 깊고 얕고, 세고 약하고!
기준에 대한 다른 시각
《깊은 구멍에 빠졌어요》는 ‘키가 작은 자그니보다 왜 더크니가 더 작아 보일까?’라는 의문에서 시작이 된다. 아이들은 이 단순한 물음 속에서 ‘기준이 바뀌면 관점도 달라진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되는데, 바로 더크니가 작아 보였던 이유가 실제로 작아서가 아니라 더 깊은 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자그니의 눈에는 더크니가 자기보다 작아 보이니 작은 기린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또 ‘보통 때보다 더 세게’, ‘네 키만큼 깊은’처럼 기준에 따른 상대적 비교 개념을 만날 수 있다. 책을 읽은 뒤 크기나 깊이, 강도, 거리 등을 이야기할 때 ‘~보다’, ‘~만큼’이라는 비교 표현을 써서 말하는 연습을 해 보자. 상대적이라는 것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이해를 높일 수 있다.
더 깊고, 더 크게~
공간을 넓히는 플랩 구성!
이 책은 기린의 키와 구멍의 깊이를 강조하기 위해 세로로 길쭉한 판형으로 제작되었다. 그리고 많은 코끼리와 고릴라가 더크니를 당겼는데도 구멍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는 걸 표현하기 위해 옆으로 펼쳐지는 페이지를 넣는 등 이야기와 어울리는 플랩을 적재적소에 잘 활용했다. 책장이 펼쳐지는 플랩 덕분에 아이들은 직접 책 읽기에 참여하며 즐거운 독서 경험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