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르기에 더 좋은 친구!
기린의 목처럼 높고 길게 뻗은 우정 이야기
자그니는 보통의 다른 기린보다 키가 작다. 그에 반해 더크니는 엄청나게 크다. 하지만 이러한 차이는 둘의 우정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작은 몸집이지만 기지가 뛰어난 자그니는 구름 때문에 아무것도 볼 수 없는 더크니를 능숙하게 잘 이끌어 준다. 그리고 더크니는 가장 친한 친구인 자그니의 말을 믿고 온전히 따른다. 그래서 사자 곁을 지나야 할 때도, 덤불길을 지나야 할 때도, 끊어진 길을 건너야 할 때도 더크니는 위험한 상황인지 모른 채 즐기는 모습까지 보인다.
자그니가 시키는 대로 따라가는 길에는 요가하는 악어와 물속에서 빙고를 하는 하마, 댄스 교실이 열린 홍학이 등장하는데, 이들을 피해 가는 모습이 진지해서 더 재미있다. 작가의 기상천외한 상상력에 깔깔 웃음을 지으면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건 외모는 달라도 서로를 아끼는 마음만큼은 꼭 닮은 더크니와 자그니의 우정 덕분이다. 두 기린의 여정을 통해 아이들은 배려와 협동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만나게 될 것이다.
크고 작고, 높고 낮고, 멀고 가까운 건
기준에 따라 달라지는 것!
《낮은 구름에 갇혔어요》는 ‘평소보다 멀리’ 산책을 떠난 더크니와 자그니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런데 이 산책길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한다. 바로 ‘다른 기린보다 훨씬 더 큰’ 더크니가 ‘유난히 낮게 깔린’ 구름에 갇힌 것이다. 이 책은 평소보다 멀거나, 보통 기린보다 크거나, 일반적인 구름보다 낮게 위치하거나 하는 등 평균적인 기준이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시선을 재치 있게 담아냈다. 흔히 말하는 보통, 평균의 기준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더 나아가 무엇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 비교 개념에 대해서도 확장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크기나 높이, 거리 등의 비교를 할 때 여러 가지 기준으로 바꿔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같은 구름을 보아도 자그니에게는 높이 떠 있지만, 더크니에게는 낮게 떠 있는 구름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보다’라는 표현을 써서 다양하게 응용해 보면 재미있는 독후 활동이 될 것이다.
펼쳐지는 페이지 구성으로
더 길고, 더 넓게 보아요!
이 책은 기린의 키 차이를 강조하기 위해 세로로 길쭉한 판형으로 제작되었다. 그리고 일부 페이지를 위로 펼쳐지게 만들어 키 차이를 더욱 극명하게 표현했다. 또 옆으로 펼쳐지는 페이지를 만들어 가시 덤불길 사이를 이리저리 다니는 두 기린의 이동 장면을 표현함으로써 거리가 멀다는 걸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책장이 펼쳐지는 플랩의 활용으로 아이들은 이야기 속에 한층 더 몰입하며, 책을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흥미로운 놀이처럼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