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 해석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금강경은 불자들에게 가장 많이 읽히는 불경이면서 해마다 많은 해설서들이 출판되고 있다. 그러나 모든 금강경 해설서에는 공통점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읽어도 이해가 안 된다는 점과 해설서를 읽고 나서도 원문을 바로 해석할 수 없다는 점에 있다.
이런 면에서 변호사 출신의 현직 로스쿨 교수가 분석한 〈차근차근 풀어보고 단박에 이해하는 금강경〉은 기존의 해설서에 부족함을 느낀 독자들의 갈증을 해소시킬 훌륭한 분석서이면서 재미있게 읽어 나갈 수 있는 불교입문서이기도 하다.
성철스님 열반송 재해석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해방 이후 가장 위대한 선승으로 추앙되는 성철스님의 열반송에 대하여 이렇다할 해석도 제대로 내어놓지 못하고, 심지어는 성철스님을 모시고 있는 해인사 고심원 주련에서조차 해석을 못 달고 있는 조계종 전체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소명태자가 금강경을 32분으로 분류한 이래, 제대로 반박하거나 검토하지도 않고 무작정 이 분류법에 따른 해설서가 1,500년이나 이어져 왔다. 이에 대하여 금강경의 구조적 분석을 통해 정종분을 8절로 구분한 저자의 시도는 참신하면서도 왜 이제서야 이런 구분에 입각한 해설서가 나왔는가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법학자이면서도 이 책에 녹아 있는 불교에 대한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선문답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재치를 보면 저자의 법학강의 뿐만 아니라, 금강경강의를 한번 들어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게도 한다,
마치 민법주석서를 쓰듯이 단 한문장도 피해가지 않고, 모든 문장에 주석과 해설을 다는 패기가 놀랍고, 그러면서도 재미있게 설명하려고 한 저자의 의도가 곳곳에 보이기도 한다.
가끔씩은 비전문가가 전문가의 영역에 도전하여 전문영역에 있는 사람들의 각성을 일으키는 사람과 작품이 있다. 이 책도 그러한 역할을 충분히 할 것으로 기대되며, 찬찬히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