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이 싫은 별이에게 나타난 콩콩 밥의 정체는?
싫어하는 반찬들이 궁금해지는 신기한 밥상 이야기
“초록 채소는 안 먹을래요.” 어린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해 봤을 말이다. 식탁에서 보기만 해도 찡그려지고 입이 삐죽 나오는 초록 채소. 많은 양육자들이 ‘딱 한 입만’ 먹어 보라며 고군분투하지만, 어린이의 그 한 입을 열기는 결코 쉽지 않다.『콩콩 밥, 쿨쿨 카레, 별 튀김』은 음식 대신 별이와 할아버지의 밥상에 숨은 이야기를 건네며 초록 채소까지도 궁금하게 만든다.
별이는 엄마 아빠의 출장으로 할아버지와 하루를 보내게 된다. 별이는 할아버지는 좋지만 할아버지네 시골집은 별로다. 텃밭에는 초록 채소가 가득하고, 마당과 평상에는 벌레가 있으니까. 별이는 할아버지네에 도착하자마자 입을 삐죽 내민다. 대체 할아버지는 왜 벌레 밥 같은 초록 채소를 키우는 건지!
얼굴을 찌푸린 별이에게, 할아버지는 뜻밖에 콩 포기를 싹 뽑아 없애자고 한다. 그러면서 할아버지는 할아버지네 텃밭의 콩은 콩이 아니라 공이라는 비밀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느 날 텃밭에 나타난 초록색 ‘콩콩 요정’이 흘리고 간 공을 주워 화분에 심었더니 꼬투리가 주렁주렁 달렸다는 것! 그 공을 밥할 때 넣어 봤더니 아주 맛있었다는 할아버지의 말에 별이는 궁금해진다. 콩콩 요정의 공이 들어간 ‘콩콩 밥’, 한번 먹어 볼까?
쓸모없어 보이는 것들이
마음을 채우는 쓸모 있는 이야기
아침으로 고소한 콩콩 밥을 먹은 별이는 점심때 또다시 싫어하는 채소와 맞닥뜨린다. 할아버지가 카레에 당근을 넣었기 때문. 그런데 웬걸, 당근을 좋아한다던 할아버지는 별이와 똑같이 카레에서 당근만 쏙쏙 골라낸다. 의아해하는 별이에게 할아버지는 자기가 ‘우산 토끼’의 저주에 걸렸다고 한다. 게다가 저녁에는 할아버지가 직접 따 왔다는 ‘별 튀김’까지! 할아버지는 별이가 싫어하는 곤충과 채소에 숨은 궁금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별이와 할아버지의 맛있는 하루에 들어 있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콩콩 밥 쿨쿨 카레 별 튀김』은 우리의 밥상, 음식, 누군가에게는 쓸모없어 보이는 것에 숨은 이야기를 찾아낸다. 별이 역시 할아버지와 넉넉한 하루 속에서 ‘쓸모없이’ 시간을 보내고, 없어도 그만인 ‘쓸모없는’ 이야기를 들으며 각자의 쓸모를 고민하게 된다. 채소도 쓸모가 있다는 할아버지의 말에는 여전히 입을 샐쭉 내밀면서도, 쓸모없는 것들도 그 자체로 좋다고 생각한다.
“돌멩이랑 이야기가 세상에 없으면 이상할 것 같아요.”
“맞아, 세상이 온전하려면 돌멩이랑 이야기가 있어야 해. 쓸모없는 것들도 다 자기 자리가 있어. 내가 그걸 몰랐네.”-본문 65쪽
별이처럼 생각보다 많은 어린이들이 채소를 ‘그냥’ 싫어한다. 그런 아이들에게 할아버지는 없어도 될 것 같은 채소들에 이야기를 심어 준다. 숨어 있던 이야기를 캐며 하루를 보내고 나면 어느덧 쓸모없어 보였던 것들이 궁금해진다.『콩콩 밥 쿨쿨 카레 별 튀김』속 이야기를 함께 먹은 어린이들은 오늘의 밥상을 기대하며 크게 입을 벌리게 될 것이다. 반찬들에 숨은 이야기를 서로서로 들려주며 행복한 식사를 즐겨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