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고고학자 김성호의 한국 방송 100년 사료 고증 해설서
방송계와 학계를 넘나 든 저자가 50년간 수집한 희귀 방송 자료 100여 점 사진으로 제시
방송 미디어 연구의 새로운 인프라로 기여할 것
이 책은 2027년 한국 방송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희귀한 방송 사료를 집대성한 보기 드문 방송 역사서다. 1927년 발행된 방송 개시 홍보 ‘지라시’를 시작으로 2023년에 발행한 『KBS 50』(KBS 공사창립 50주년)까지, 시대별로 50개 항목의 주제를 제시했다. 1920년대 사료를 비롯해 1930년대 방송인 인명부, 1940년대 발행된 잡지 ≪방송지우≫, 1950년대 공보처 방송국이 만든 〈직원록〉등, 저자가 50여 년간 수집·소장해 온 희귀한 방송 관련 자료를 촬영하여 ‘사진’으로 제시하고 해설, 고찰했다. 저자는 “이 책의 차례는 소장 사료가 갖가지(단행본, 잡지, 사진. 서신, 조각품, 배지 등)인지라 기준을 설정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연대만은 순서대로 맞추려고 노력했다”고 적었다.
사료를 통해 무엇보다 한국 방송의 기틀과 정착에 심혈을 기울인 전설적인 방송인들이 드러난다. 이혜구(해방 후 최초의 방송국장, 서울대 국악학과 창설 교수), 노정팔(해방 후 한국 최초의 PD, KBS 초대 민선이사장), 최창봉(한국 최초의 TV PD, MBC문화방송 사장), 서규석(MBC 상무,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홍두표(TBC·KBS 사장, 현 TV조선 회장) 등 방송 선구자들이 한국 방송에 기여한 역사적 사실도 고증했다. 원로들의 도움으로 사료를 입수한 경위와 그들의 활약상과 근황을 소개한다.
다양한 인물의 스토리는 물론 방송 현장의 크고 작은 사건과 그 의미, 시대의 사회, 문화, 정치적 흐름, 을 볼 수 있다. 특히 인용문은 그대로 표기해 당시의 언문 스타일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유명한 원로뿐만 아니라 방송의 역사에서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은 방송계 후배들의 이름과 역할도 발굴했다.
저자는 1970년 문공부 방송직 공채 시험을 거쳐 KBS에 입사할 때부터 한국 방송 관련 사료 수집과 공부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방송국에서 일하면서 한국언론학회 학술 대회와 세미나 등에 자주 참여하였고 방송국을 떠나서도 광운대학교 미디어영상학부에서 강의하여 평생 방송계와 학계를 넘나들었다. 그는 한국 방송 역사가 남긴 잔여물을 수집하고 처리하고 측정한 미디어고고학자로 그의 저서는 방송의 기원·제도·인물·문화적 맥락을 고증하는 미디어 인문학 아카이브다.
『소장 사료를 통해 본 한국 방송 역사』는 한국 방송의 태동부터 현재까지 100년의 흐름을 생생한 사료로 조망하고자 하는 연구자, 방송 종사자, 언론학도, 그리고 방송사 사료 아카이빙에 관심 있는 기획자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방송 관련 학위 논문, 방송기념 콘텐츠, 언론 관련 공공기록물 기획에도 유용하며, 원로 방송인의 삶과 언문체 기록 등을 통해 사료적·언어적·문화적 자산으로서도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