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가, 고위 공무원, 코미디언, 아폴로 신전의 신관···.
사회적 관습, 시선, 그리고 직관에 반할지언정
직업을 통해 자신의 사상을 다진 철학자들
많은 사람이 살면서 그들을 둘러싼 사회 관습과 구조에 영향을 받는다. 그 안에서 근거 없이 만들어진 편견에 기대 생각한다거나 ‘선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만든다. 이에 따라 사회에서 암묵적으로 합의된 미덕이 생겨나고, 어떤 대상이나 속성에 대한 가치 평가가 이뤄진다. 그런 점에서 ‘철학자’는 직관적으로 미덕을 좇고, 미덕에 부합하는 그야말로 ‘이성’적인 존재로 여겨진다. 가령 속세를 지양하고, 지적이고 정적인 활동만을 하며, 명예로울 것으로 평가된다. 그리고 이는 그들의 직업을 유추하는 과정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철학자들의 진짜 직업』은 이렇듯, 우리가 ‘철학자는 이럴 것이다’라고 만들어놓은 통념과 직관에 반하는 이야기를 펼친다. 대표적으로 대중교통 사업가, 고위 공무원, 코미디언, 해부학자, 노예, 아폴로 신전의 신관처럼 물질적이거나, 비이성적이거나 도덕적으로 옳지 않은 직업들의 사례를 통해 철학자에 대한 우리의 통념에 균열을 내고,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던 질문을 던진다. 결과적으로 철학자로서 그들의 사상과 정체성을 더 면밀히 들여다보게 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