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걸 의심하는 순간, 철학은 시작되었다.
그리고 세계는 달라졌다.”
고정 관념을 부수는 순간,
당신의 세계가 ‘업데이트’된다
누구나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시대다. 기계는 이미 사람보다 더 빠르게 데이터를 분석하고, 더 정확하게 진단하고, 심지어 더 유창하게 글을 쓰기도 한다. 이제 중요한 건 무엇을 ‘아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질문하느냐’다. 주어진 정보 속에서 의심할 줄 알고, 지금까지 옳다고 여긴 것을 낯설게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해졌다. 요즘 같은 시대에 철학이 필요하다는 말이 공허하게 들리지 않는 이유다. 우리는 생각하는 기술, 다시 말해 상식을 의심하고 질문을 던지는 사고의 힘을 다시 배워야 한다.
철학이나 사상을 배운다는 것은 결국 ‘고정 관념을 깨뜨리는 법’을 배우는 일이다.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고정 관념이 존재하지만, 그것이 고정 관념이라는 사실조차 인식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왜냐하면 고정 관념은 대개 그 시대 대부분 사람이 ‘당연하다’라고 믿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 『소크라테스는 왜 질문만 했을까』에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서양과 동양을 아우르며 상식을 부수고 새로운 사고의 기준을 제시하며 세상을 바꾼 철학자와 사상가들을 흥미롭게 소개한다. 세상을 바꿔온 사람들은 당연한 것을 먼저 의심했다. 철학자와 사상가들의 사유 방식 속에서 고정 관념을 넘어서는 사고의 기술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사고의 판을 바꾸는 철학의 힘
‘상식 파괴’ 철학자들의 ‘상식을 깨는’ 이야기
교회 권력이 절대적이던 시대에 보카치오는 타락한 수도승들의 방탕한 생활을 책으로 펴내 당대 지식인들에게 ‘수도승을 비판해도 되는구나’라는 용기를 심어주었고, 이는 점차 퍼져 나가 르네상스 운동의 도화선이 되며 사람들을 종교적 억압에서 해방시켰다. 소크라테스 이전에는 타고난 천재만이 지식을 가질 수 있었고, 지식인이 될지 말지는 운명으로 정해져 있다고 여겼다. 이러한 상식에 반기를 든 소크라테스는 ‘산파술’이라 불리는 문답법을 통해 천재가 아니어도 누구나 깊이 있게 사고하는 방법을 확립했다. 역사를 바꿔버린 셈이다.
이런 급진적 상상력은 근대에 들어 데카르트에 의해 또 한 번 도약한다. 데카르트는 철저하게 의심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그는 ‘의심할 수 없는 단 하나의 진리’를 찾기 위해, 심지어 자신의 감각과 신의 존재마저 의심했다. 그렇게 해서 그가 도달한 첫 문장은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였다. 데카르트의 철학은 사유하는 주체로서의 인간을 철학의 중심에 세웠고, 이후 서구 근대 이성주의의 기초가 되었다. 그가 해체했던 것은 단지 신학적 세계관만이 아니라, 인간이 ‘믿고 있던 모든 것’이었다.
이와 정반대의 방식으로, 그러나 똑같이 충격적으로 세계를 뒤흔든 사람이 루소다. 그는 우리가 진보라 믿어 온 문명 자체를 비판했다. 문명이 발전할수록 인간은 오히려 불행해지고 타락한다고 루소는 보았다. 그는 자유롭고 평등하던 자연 상태의 인간이 사회와 재산, 교육의 체계를 통해 오히려 억압받게 되었다고 본다. 이는 단순한 낭만주의적 회귀가 아니라, 인간 본성과 사회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재고였다. ‘우리가 문명을 통해 더 나아졌는가?’라는 질문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마르크스는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간다. 그는 근대 자본주의 구조 자체를 문제 삼으며, 노동자 계급이 세상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존에는 노동이 인간을 고귀하게 만든다고 여겼지만, 마르크스는 그것이 자본을 위한 희생이자 인간 소외의 근원이라고 보았다. 노동은 인간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든 생산물과 체계에 의해 억압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결국 그는 노동자들이 깨어나 사회의 주체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것은 단순한 경제 이론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조건에 대한 거대한 반박이었다.
한편 동양에서는 공자가 전혀 다른 방향에서 고정 관념을 흔든다. 공자는 인간이 공동체 속에서 예(禮)를 통해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고 보았다. 그에게 ‘예’는 단지 형식이 아니었다. 그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 질서, 존중 그리고 조화의 방식이었다. 무질서하고 불확실한 시대일수록 그는 ‘예’의 가치를 더욱 강조했다. 공자는 인간의 도덕성과 사회의 안정이 강제나 법이 아닌 ‘예’라는 문화적 감응을 통해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오늘날처럼 규범이 약해지고 있는 시대에, 공자의 예는 형식의 구속이 아니라 공동체를 지탱하는 또 다른 힘으로 다가온다.
인류의 역사를 바꾼 철학자들의 전복적 사고법
그들은 어떻게 상식 밖의 생각을 했을까?
철학자들은 언제나 당대의 상식을 깨는 데서 사유를 시작했다. 그들은 무엇보다 먼저 ‘당연한 것’에 의구심을 품었다. 그리고 스스로 사고하려 했다. 이 책은 독자에게도 똑같은 질문을 던진다. “지금 내가 당연하다고 믿는 것은 정말 진실일까?”, “나만의 기준으로 세계를 다시 바라볼 수 있을까?” 철학은 바로 그 질문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그 질문을 던지는 방법을,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사상가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다.
사상을 학문적으로 해석하기보다 삶의 도구로 다루며, 철학을 낯설고 따분한 것이 아닌 현실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안내자로 여기길 바란다. 지금, 당신은 무엇을 당연하다고 믿고 있는가? 지금 그 ‘당연함’에 의문을 품고 ‘새로운 상식’을 만들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