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하다, 수상해!
정체를 밝혀라!
《호랑이 빵집 ⑤》에서는 평화롭고 조용한 신단 마을이 수상한 피리 소리로 다시 한번 혼란에 빠진다. 새로운 캐릭터들이 하나둘 등장하면서, 이야기를 읽을수록 그 정체가 궁금해지고 흥미도 커진다. 호랑이 빵집에서 수상할 정도로 메밀만 골라 먹는 ‘모자 아저씨’와 여우 고개 근처에서 람이 앞에 나타난 ‘세 발 달린 강아지’에게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까? 이번 이야기는 마음껏 상상하고, 추리해 볼 수 있는 요소들이 많다. 새로운 캐릭터의 성격과 행동이 입체적으로 드러나 있지만 어떤 꿍꿍이가 숨어 있는지는 처음부터 알려 주지 않는다. 독자들은 퍼즐 조각처럼 흩어진 힌트를 모아 차츰 캐릭터의 정체를 그려 나갈 수 있다. 모자 아저씨가 건네준 금붙이가 왜 다음 날이면 이파리로 변한 것인지, 수상한 피리 소리를 들으면 왜 마음속에서 욕심이 들끓게 되는지, 세 발 달린 강아지가 모자 아저씨만 보면 왜 으르렁대는지 등을 찬찬히 생각하다 보면 실마리가 서서히 풀린다.
한편 사람으로 변신할 줄 아는 동물 주민뿐만 아니라 도깨비, 이무기 등 다양한 존재들이 등장하면서 서늘하고도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사건이 전개될수록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감이 커진다. 과연, 호랑이 빵집 식구들이 이번에 어떤 활약을 펼칠지 함께 만나러 가 보자.
신단 호수에 얽힌 전설,
무시무시한 존재가 깨어났다!
《호랑이 빵집 ⑤》의 도입부는 신단 마을에서 가장 한적한 천년 들쥐의 낚시터를 배경으로 평화로운 한때를 보내는 호 셰프가 나온다. 하지만 평화로움도 잠시, 신단 마을에 크고 작은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한여름의 싱그럽던 나뭇잎은 얼음장 같은 바람에 시들고, 논밭의 푸른 잎사귀는 찬 서리에 얼기 시작한다. 이토록 서늘한 분위기가 신단 마을을 감싸기 시작한 것은 바로 신단 호수의 오래된 전설 때문이다. 신단 호수 아래에 잠들어 있던 이무기가 깨어나면서 신단 마을은 본격적인 위기를 맞이한다. 보름달도 뜨지 않은 밤, 호 셰프가 마을 장로들과 긴급회의를 해 보지만 뾰족한 수가 나오지 않는다. 그동안 호랑이 빵집 식구들이 여러 위기 속에서 힘을 합쳐 왔지만 이번만큼은 호 셰프조차 꺼림칙해한다. 하지만 동이가 용기 있게 나서서 호 셰프와 람이를 안심시키며 해결 방법을 넌지시 제시한다. 위기의 순간에도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는 동이의 마음은 결국 호 셰프와 람이를 움직였고, 마침내 빵집 식구들은 이무기의 약점을 알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기로 다 함께 결심한다.
그동안 ‘호랑이 빵집’ 시리즈에는 여우 누이, 불가사리 등 다양한 설화나 전설 속 존재들이 등장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호랑이 빵집 ⑤》의 이무기는 차원이 다른 존재감을 자랑하며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당긴다. 그뿐 아니라, 신라 시대 유물을 본떠 만든 신상 디저트부터 만파식적, 도깨비감투까지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는 역사적 소재들을 하나씩 살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과연, 앞으로는 또 어떤 기묘한 존재와 보물들이 등장할지 끝없이 궁금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