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로봇, 복제 인간이 가족이 되는 시대
낯설고도 따뜻한 미래를 네 편의 이야기로 그려냅니다
「가족의 기원」 한정영
스카이와 코크는 거리에서 살아남기 위해 남의 물건을 훔치는 트위치다. 어느 날 모르는 여자의 봉투를 빼앗다 순찰대에게 붙잡힐 위기에 처한 두 사람. 그런데 뜻밖에도 여자가 이들을 자신의 아들인 척 감싸 안으며 구해준다. 그렇게 갑작스럽게 시작된 ‘가족 흉내’는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혈연도, 법도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연결된 사람들. 가장 낯선 이들과 가장 가까워지는 순간, 가족의 정의는 다시 쓰인다!
「노랑 구름은 뜨고 있다」 윤해연
기후 위기를 넘지 못한 지구, 어느 순간부터 아이들은 건강하지 않게 태어났다. 심장이 약하거나, 폐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아이들. 인류는 그들을 살리기 위해 하나의 해답을 내놓는다. 바로, 복제 인간! 똑같은 유전자를 지닌 쌍둥이 ‘원스’를 만들어 함께 자라게 하면, 필요할 때 완벽하게 호환되는 장기를 얻을 수 있다. 원스는 감정도 학습 능력도 없는 존재로 길러지며, 그들의 운명은 정해져 있었다. 태어남과 동시에 결정된 운명, 복제된 생명에게도 선택권은 있을까?
「가족 계약」 최이랑
디의 나라에서는 태어난 가정이 곧 계급이 되고, 계급이 곧 인생을 결정한다. 디는 중산 A급의 안정된 삶을 살고 있었지만, 친구 시우가 부른 노래를 들은 순간 모든 것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존재조차 인정되지 않는 노래하는 직업. 상류층으로 가기 위해 애쓰는 부모에게 꿈을 말하는 건 곧 반역이었다. 결국 디는 결단을 내린다. 새로운 부모를 선택하고, 낯선 음식과 생활 방식 속에서 다시 삶을 시작한다. 가족이 유동적인 시대, 사랑보다 조건이 우선되는 사회에서 ‘진짜 가족’이란 무엇일까?
「새로운 가족」 정명섭
로봇과의 전쟁으로 지구는 폐허가 되었고, 살아남은 인간들은 늘 도망쳐야 했다. 조이에게 유일한 가족인 엄마는 삶의 전부였다. 하지만 어느 날 대규모 공격으로 조이는 엄마와 헤어지고, 결국 로봇이 지배하는 도시 ‘네오 시티’로 끌려간다. 죽음의 땅일 거라 생각했던 그곳은 예상과 달리 평화롭고 편안했다. 조이는 인공지능 ‘자르딘’의 안내로 로봇 가족과 함께 지내게 되고, 처음엔 어색했지만 안락함에 익숙해져 간다. 하지만 거짓된 안정과 진짜 자유 사이에서 고민하던 조이는 다시 가족을 향해 걷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