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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감나무 물든 잎에

먹감나무 물든 잎에

  • 백명조
  • |
  • 책펴냄열린시
  • |
  • 2025-07-18 출간
  • |
  • 144페이지
  • |
  • 125 X 205mm
  • |
  • ISBN 9791194939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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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자연과 교감하는 백명조 시인의 서정시들을 접하면서 드는 생각은 현대시가 지닌 난해성이다. 현대적인 시의 모습을 생각한다면 시적 대상들이 도시적이거나 새로운 산업의 영역에 속하거나 정신적 영역에 속하든가 가상현실을 넘나드는 방법론이나 몽환 또는 분열증적인 정신의 모습에서 찾는다. 현대시가 현대인들에게 얼만큼 위안을 줄 수 있는가는 알 수 없다. 현대시를 읽고 감상하는 현대인들은 또한 얼마나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인가 그에 대한 해답은 명쾌할 수가 없다. 오히려 맑고 깨끗하고 투명한 서정시 한 편이 현대인들의 찌든 삶에 생명수를 공급하고 스트레스를 풀어 새로운 활력을 충전 받을 수 있는 숲속의 피톤치트와 같은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굳이. 난해한 형이상학의 몽환적인 시보다는 사물 시와 같은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서정시 한편이 더 유익한 것은 아닌지 따져봐야 할 것 같다.

애살스레 심지 않았는데
바람일까 새일까
묵정밭에 자리 잡았다
한사코 뽑고 자르고 했다
나를 닮은 것 같다

땅을 기고 나무를 감고 올라
그늘 찾는 유월 볕에
발자국 소리 뜸한
잡초 덩굴 속에서도
흰옷으로 왔다가 노란 옷으로 가는
금은화,
보란 듯이
마파람에 향기 실어
눈뜨고 있음을 알려
발길 끌어 들인다

향기가 잠시 쉬어 가라하네
염치 눈 감겨 마실 보내고
땀내 나는 일손 접어
긴 꽃자루 떼어 꿀맛 보며
꽃차 만들어
코로 마시고 눈으로 먹고 입으로 삼킨다

-「인동초꽃」 전문

애살스럽게 직접 심은 것도 아닌데 묵정밭 귀퉁이에 인동초가 자라고 있다. 내가 심은 것이 아니라면 자연 발아로 생긴 덩굴나무일 것이다. 새가 실어 나른 씨앗일까? 아니라면 바람에 불려온 씨앗 때문일까? 밭을 일구는데 장애가 되어 뽑고 자르기를 몇 번인가 했어도 잘 자라고 있다. 그 모습이 나를 닮았다고 느낀다. 핍박받아도 무너지지 않고 또는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에 생명을 이어가는 인동초는 ‘땅을 기고 나무를 감고 올라/그늘 찾는 유월 볕에/발자국 소리 뜸한/잡초 덩굴 속에서도/흰옷으로 왔다가 노란 옷으로 가는/금은화’라고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해 내고 있다. 하얀 꽃으로 피어나 질 때쯤에 노란꽃으로 바뀐다는 것은 오랜 관찰을 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인동초꽃만의 내밀한 비밀이다. 그래서 인동초꽃을 금은화라고 부른다. 이런 모습에서 백명조 시인이 자연에 동화된 모습을 느낄 수 있다.
백명조 시인이 대상으로 하는 꽃들도 대개가 알려져 있어도 각광 받지 못하고 소외된 작은 풀꽃들을 대상으로 한다. 광대풀꽃, 때죽나무꽃, 망초꽃, 인동초꽃 들이다.
이들 꽃들은 세상의 중심에 서서 귀염받지 못한 수수하고 소박한 꽃들이다. 백명조 시인은 이렇게 소외받는 작은 풀꽃들에게 관심을 준다. 소외 받고 사는 자신과 동병상린의 모습이 아니겠는가


격자무늬 창에 든 하현이
늦게 든 밤잠을 데려가고
나뭇가지 바람이 스산하여
달빛 내린 뒤란에 나섰다

굴뚝새, 귀뚜리는 울고
먹감나무 물든 잎에 별은 한갓진데
댓잎 부딪치는 소리에
가슴에 일렁이는 달빛

둥근달에 기러기 날고
갈댓잎에 귀뚜리 앉은
삼화를 그려 보내준
말 수 적은 미소 담은 얼굴

떠밀려온 강물 앞에
다시 등불을 켠다
화가가 된 푸른 날개로
화폭에서 날고 있는 내 동무

-「하현이 데리고 온 그리움」 전문

격자무늬 창에 뜬 달이 늦게든 잠을데려 갔다. 그래서 잠 잃은 밤 화자는 바람소리 나뭇가지에 스산하게 들려와 달빛이 내린 뒤란으로 나선다. 그곳에서는 굴뚝새와 귀뚜라미가 나처럼 잠 들지 않고 울고 있다. 먹감나무 물든 잎은 물든 그대로인데 대밭에 댓잎 부딪히는 소리에도 내 가슴에 일렁이는 달빛이다. 그 달빛은 내 잠을 앗아간 달빛이다. 달빛 속에는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
내게 그림 한 점을 그려준 친구 얼굴이다. 그림 내용은 둥근 달에 기러기 날고 갈대 잎에 귀뚜라미 앉아 있는 삽화이다. 내 마음은 먹감나무 물든 잎 그대로인데 그림을 그려준 친구는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를 짐작해 보며 미소 담은 얼굴이 달 속에 떠오른다. 나는 세월 따라 흘러온 강물 앞에 다시 등불을 켠다. 친구는 화가가 된 푸른 날개를 달고 화폭 속에서 날고 있을 친구다. 하현달이 데리고 온 그리운 친구를 생각하는 가을밤을 과장되지 않은 정감으로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백명조 시인의 작품들은 현란한 상상력은 동원되지 않아도 들뜨지 않은 전원의 풍경이 수면 위를 흘러가는 물안개처럼 고요함을 가져다주는 작품들로 이뤄져 있다. 이렇게 사실적인 모습으로 안과 밖을 드러내는 사고에 빗대보면 백명조 시인이 추구하는 서정시는 자연 친화적이면서 의미가 선명하게 드러나 보이는 도시인들에 게 힐링을 제공하는 산소같은 느낌을 주는 순수함 그 자체를 체현해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목차

시집 목차

시인의 말…5
목차…6

제 1 부

가고 싶은 바다…13
가끔은 가을에 생각나는 꽃…14
가을 소묘…15
감기, 몸살…16
강아지풀…17
강물이 흘러도…18
걸어야 산다…19
고등어…20
공룡능선에서…22
꽃밭으로 앉은 광대풀꽃…24
구월 길목에서…25
구포오일장…26
그때는 몰랐다…27
꽃가게에서…28
꽃무릇ㆍ2…30
꽃샘 감기…32
꽃무릇에게…34
나는 솔향 안고 청설모는 잣 먹고…35
낙동강이 아프다…36
나목…38

제 2 부

낙상…41
난전 스타 남여사…42
나를 잊지 못했다…44
너와 함께…45
겨정 느티나무…46
네 노래에 그리움이 묻어 있다…48
늦더위 꼬리…49
손주 사랑…50
등산화를 묻다…52
따뜻한 선물…54
떄죽나무꽃…55
라일락 향기 날리면…56
산행 뒤 막걸리 한 잔…57
말이 없는 청령포…58
망초꽃 무리…59
명경이 된 낙동강물…60
보배 며느리…62
목 타는 백화등…63
바람이 전한 사연…64
박꽃…66
백로의 여유…67
벽소령 가는 길…68

제 3 부

비 그친 오후…71
보물창고…72
보약…74
비가 와도 일은 있다…76
비 오는 날의 풍경화…77
성철 스님 사리 친견하던 날…78
용이 할배 무지개 꿈꾸며…79
생각도 못했는데…80
서글픈 정상…81
아버지의 노래…82
아지랑이로 남아 있다…84
신새벽 연지…86
아침이 오는 강…87
알면서도 하는 말…88
애호박…90
어질게 살다간 나그네들ㆍ1…92
노을 사랑…93
얼레지…94
여우비라도 와주면…95
역부로 쉬어 보는 날…96

제 4 부

외로움ㆍ2…99
윗세오름에 가다…100
인동초꽃…102
잠시 새가 되어…104
강물과 약속…106
천주산 참꽃…107
하현이 데리고 온 그리움…108
해질녘 낙동강…109
이른 봄날에…110
아울렛 할인판매…111
할머니와 걸레…112
풍경화가 된 모녀…113
찔레꽃ㆍ2…114
자드락비…115
동네 사랑방이 된 미용실…116
비 오는 날에ㆍ2…118
봄나들이…120
목욕탕에서 모녀…122
명절 유감…124

〈해설〉 자연에 동화된 일상-강영환…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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