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에게 필요한 볕과 밤은 누구에게나 주어져.
늦가을 떨어진 씨앗은 겨울 동안 성장이 멈춰진 듯 보이지만, 새로운 탄생을 위한 기다림의 시간이다. 작가는 아이의 이불을 끌어 올려주며 눈 덮인 겨울 숲을 생각했다. 고요하고 적막한 숲은 누군가를 위한 다독임이 아니었을가 하고. 흔들리는 이파리와 솟아 오른 새싹을 표현할 때에도 변하는 계절과 하루의 흐름 속에 온전히 녹아있는 누군가의 돌봄을 말한다. 어떤 관계가 떠오른다. 아이와 엄마, 생명과 자연, 피조물과 신. 그게 무엇이든 페이지를 넘길수록 점차 차오르는 갱기로 마음의 위로를 얻는다. 열매이든 어린 생명이든 어른이든 이 곳에서 자라는 건 같다. 자라나는 생명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볕과 밤이 있다.
생명에게 필요한 볕과 밤은 언제나 이어져.
우울과 불안이 가득한 시대, 힘든 하루를 견뎌내야 한다고 누군가는 말하지만, 작은 불행에 둔감해져도 된다. 아이들의 기지개는 무언가를 이겨내기 위한 노력이 아니라 자연의 리듬의 표현일 뿐이니까. 매일 아침 터트리는 기지개만으로도 아이는 자란다. 이것으로 우리들의 세계는 확장된다. 그러므로 작은 불행에 둔감해 보자. 기대와 기쁨의 감정은 나무를 오르게 만들고 우리는 긍정으로 한계를 뛰어 넘는다. 이따금 불안에 잠식되는 느낌을 마주할 때에도 오늘 밤에 주어질 쉼과 내일 다시 떠오를 태양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생명에게 필요한 볕과 밤은 언제나 다시 주어진다.
흘러가는 계절 속 감정의 변이. 숲과 같은 당신에게
우리 사계절의 아름다움과 위로가 오감을 통해 전달되도록 작가는 그만의 필력을 이용했다. 매일 아침 드로잉을 즐기는 작가는 연필의 터치를 디지털에서도 똑같이 구현했다. 뻗어 나가는 활력을 위해 속도감 넘치게 붓을 다뤘고, 캔버스 위 유화처럼 터치를 쌓고 다듬고 색을 올리고 지우고를 반복하였다. 이미지와 글 사이 역동적인 소리를 담아내며 아름다운 자연을 경이롭게 바라보도록 한다. 이 경이 속의 중심은 작은 열매이다. 태양을 향한 이파리처럼, 기지개 켜는 아이처럼 가장 당신다운 모습으로 세상을 살아간다면 어느새 숲이 된 당신을 발견할 테다. 누군가의 숲이 될 당신이 이따금 머물다 가는 그런 그림책이 되었으면 한다.
[독자서평]
집 안의 미술품으로 들여 나를 위한 감상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나와 내 동료들은 이따금 아이들에게 받은 상처를 아이들이 읽는 책에서 위로를 받는다. 이 책을 가지고 돌아가면 분명히 다들 좋아할 것이다. 좋은 작가를 발견했다고 함께 기뻐할 거다.
_서울국제도서전 독자 A
아름다운 그림과 전하고 싶은 단어, 환호.
6개월 된 내 딸에게 꼭 읽어주고 싶다.
_서울국제도서전 독자 B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을 들여야 할지,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책을 들여야 할지 도서관 선생님으로서 고민이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꼭 소개하고 싶은 그림책인데 아이들도 좋아할 거 같다. 보여줄 생각을 하니 기대된다.
_서울국제도서전 독자 C
아름다운 그림을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어 샀지만, 나를 위한 그림책이었다.
_서울국제도서전 독자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