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용기
꾸치는 무치가 아무리 말려도, 사슴벌레가 나타나 위험한 상황에 처해도, 심지어 다리 한쪽이 떨어져도 바깥세상을 누비며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꿈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두 번째로 바깥에 나갈 때는 거미줄로 낙하산을 만들어 비행합니다. 거듭 도전하다 보니 밖으로 나가기 위해 겪은 시련이 경험이 되어 꾸치를 더 강하게 만들어 주었지요. 답답하게만 느껴졌던 거미집이 사실 어디든 갈 수 있는 낙하산이었던 것처럼, 꿈을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은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내 마음 안에 있습니다. 꾸치는 자신을 믿기에 혼자 넓디넓은 세상으로 갈 수 있었지요. 이 책을 읽은 아이들도 꾸치처럼 자신의 한계를 정하지 않고 마음껏 꿈꾸며, 더 넓은 세상으로 가는 것을 주저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거미들은 오래전부터 바람을 타고 이사했어.” “정말? 내가 날 수 있다고?”
꾸치도 무치를 따라서 꽁무니에 힘을 주었다. 답답하게만 느껴졌던 거미집을 타고 하늘을 날다니.
꾸치는 자신이 어디든 갈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이 놀라웠다.
- 본문에서
나를 찾는 길이라 해서 혼자일 필요는 없는 법
꾸치는 바깥세상에서 두 친구를 사귀었어요. 등이 예쁜 거미 주홍이와 딱새 포롱이입니다. 꾸치는 친구들 덕분에 사슴벌레에게서 무사히 달아나고, 무치를 설득하러 6층까지 날아오르기도 합니다. 폴짝 놀이를 하며 기쁨을 나누기도 하고,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지요. 두 친구를 통해 꾸치는 다시 형을 설득하러 갈 용기를 얻습니다. 집으로 돌아가고 나서도 바깥세상에서 만난 친구들을 생각하며 형을 끝까지 설득해 냅니다. 홀로서기는 혼자서 잘 산다는 뜻이 아니라 서로 도우며 살 수 있는 좋은 친구들을 많이 사귄다는 뜻일지도 모릅니다. 나의 꿈을 찾는 길이라 해서 꼭 혼자 가야 한다는 법은 없지요. 이 책을 통해 어려움을 맞닥뜨려도 친구들과 함께 슬기롭게 대처하는 지혜를 얻기를 바랍니다.
바람처럼 나타난 포롱이가 부리로 사슴벌레의 턱을 물고 휙 날려 버렸다.
“와, 역시 포롱이가 최고야!” “도와줘서 정말 고마워.”
꾸치는 두 친구가 곁에 있어 든든했다. 바깥세상에서 이렇게 멋진 친구들을 만나다니, 꿈만 같았다.
- 본문에서
집 거미의 재발견, 유쾌하고도 문학적인 이야기
이 책은 파리지옥 위로 떨어질 뻔한 사건, 에어컨 바람을 타다가 할아버지 옷 속으로 들어간 사건, 할아버지 어깨를 타고 집 밖으로 나가는 장면 등 집 거미가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온갖 역경을 문학적으로 유쾌하게 풀어냈습니다. 이 책을 쓴 최명서 작가는 집 안과 바깥세상,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위험도 무릅쓰는 꾸치와 안전을 지향하는 무치 등 서로 대비되는 공간과 인물을 통해 이야기를 입체적으로 그려 나갑니다. 바깥세상으로 나간다는 다소 평면적이고 뻔할 수 있는 이야기에 풍부한 상상력을 더했지요. 등장인물 각각의 입장에 공감해 보고, 인물들이 옮겨 가는 장소의 의미를 짚어 보며 작가의 의도를 헤아리다 보면 생각의 깊이를 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살아가는 방식이 갈수록 다양해지는 세상에서,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을 향해 가는 일이 중요시되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이 이 책을 통해 자신의 꿈을 찾아 나가는 용기를 얻기를 바랍니다. 현실에 부딪혀 넘어지는 순간 꾸치와 무치, 포롱이와 주홍이를 떠올리며 꿈을 향해 멀리멀리 떠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