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동학을 짓다 - MZ, 다시 세계를 만나다』는 19명의 청년 저자들이 공동으로 집필한 전례 없는 ‘동학 평전’이자 ‘실천적 청년 선언서’이다. 이 책은 동학의 역사와 철학을 단순히 해석하거나 인용하는 데 머무르지 않는다. 오늘을 살아가는 청년들이 자기 삶의 자리에서 동학을 받아들이고, 다시 쓰고, 다시 살기 시작한 ‘살아 있는 동학’의 기록이자, 청년 세대에 의한 동학의 재탄생 그 자체다.
이 책은 네 개의 부로 구성된다. 1부 「청년, 동학을 만나다」에서는 ‘사람다운 삶과 사회’라는 문제의식, 정체성 탐색, 새로운 삶의 의미를 동학 안에서 발견한 청년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이들은 동학이 말하는 하늘마음(시천주), 사람을 공경하는 존재론(인내천), 생명 간 공생의 감각(이천식천)을 일상 속 실천으로 받아들인다.
2부 「청년, 동학을 말하다」에서는 전통 사상과 사상사로부터 참여형 사회, 동아시아 연대까지, 동학의 사유를 통해 새롭게 조망하고 연결한 철학적 성찰이 이어진다.
부 「청년, 동학하다」는 청년들이 실제로 동학의 가치를 기반으로 수행한 활동과 실천의 장이다. 평화운동, 어린이 인권, 인공지능 시대의 윤리, 교육 실천, 기술철학 등에서 동학은 더 이상 과거의 사상체계가 아니라 ‘현재의 삶을 전환하는 운동’으로 드러난다.
마지막 4부 「청년, 동학을 그리다」에서는 예술, 굿, 춤, 음악, 네트워크 등 감성과 창의가 융합된 동학적 상상력이 펼쳐진다. 동학 플로우, 바이브 네트워크, 굿판과 같은 장은 동학의 영성적 기반이 현대적 감각과 결합하며 어떤 방식으로 구현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은 오늘날 한국사회에 다시 불고 있는 ‘동학 공부’ 열풍 속에서도 특별한 위치를 점한다. 많은 이들이 동학을 역사적 기념일이나 농민혁명의 상징으로만 기억하는 가운데, 이 책은 동학을 지금 여기의 문제의식으로 전환시키는 청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았다. 각각의 글에는 전문 해석이 아니라, 동학을 통해 자신과 사회를 이해하고, 더 나은 세계를 모색하고자 한 치열한 사유와 감각이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책이 청년들에게 자기 주체성을 회복하고, ‘희망 없음’이 구조화된 시대에 스스로 ‘희망이 되겠다’는 선언을 담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후위기, 전쟁과 갈등, 성장주의의 파국, 탈정치의 무기력 속에서 이 청년들은 동학을 통해 연대의 감각을 회복하고, 생명과 존재의 윤리를 일상 속에서 다시 세워간다. 그들에게 동학은 과거를 위한 공부가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실천이고, 새로운 문명을 창조하는 ‘사상적 동반자’이다.
『청년, 동학을 짓다』는 특정 종교의 권유서가 아니다. 동학을 ‘짓는다’는 표현에는 단지 동학을 전승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각자의 방식으로 다시 살아낸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는 동학을 사상사적 유산이 아니라, 다시 삶의 리듬으로 되살리는 전환의 시작이다. 책의 부제인 ‘MZ, 다시 세계를 만나다’라는 말처럼, 이들은 동학을 매개로 다시 사회와 우주를 마주하고, 인간의 존재 이유를 다시 묻는다. 그 방식은 학문적 글쓰기, 활동기록, 감성 에세이, 철학적 성찰, 문화기획 구상 등 다양하며, 이 다양성 안에서 독자들은 새로운 동학의 얼굴을 만난다.
오늘날 ‘동학하는 청년들’의 등장은 동학의 미래를 말해주는 징후이자, 청년 세대의 새로운 사유 방식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 책은 시대가 청년에게서 희망을 읽어내기보다, 청년이 스스로 희망이 되는 시대적 장면을 포착하고 있다. 누군가가 해석한 동학이 아니라, 스스로 짓고 키워가는 동학. 이들의 글과 실천은 과거를 향한 경의이자 미래를 향한 초대장이다.
『청년, 동학을 짓다』는 시대의 전환기에, 동학을 통해 자신을 다시 읽고, 세상을 다시 잇고자 하는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줄 것이다. 정치, 교육, 문화, 생태, 기술 등 어디서든 ‘다시 세계를 만나는’ 길을 모색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든든한 길벗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