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신학의 핵심을 관통하는 종말론적 통찰
영광의 소망이란 무엇인가?
사도 바울의 신학을 이해하는 열쇠는 무엇일까? 칭의인가, 성화인가, 아니면 교회론인가? 세계적인 신약학자 콘스탄틴 캠벨은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바울 신학의 중심축을 ‘종말론’에서 찾는다. 특히 그가 주목하는 것은 바울이 말하는 ‘영광의 소망’이다.
바울에게 복음은 단순히 개인의 구원에 관한 메시지가 아니었다. 그것은 하나님의 백성이 영광스러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역동적인 여정이었다. 이미 시작했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하나님 나라의 현실 속에서, 성도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고난과 영광, 현재와 미래 사이에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현대 교회가 놓친 바울의 메시지
오늘날 많은 교회가 개인적 경건과 현세적 축복에만 집중하며 종말론적 비전을 잃어버렸다. 하지만 바울의 편지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의 모든 가르침이 종말론적 관점에서 나온 것임을 발견하게 된다. 칭의는 미래 심판의 확신이고, 성화는 영광스러운 변화를 향한 과정이며, 교회는 새 창조의 첫 열매들이 모인 공동체다.
캠벨 교수는 정교한 성경 해석학 방법론을 통해 바울 서신 곳곳에 스며있는 종말론적 구조를 드러낸다. 로마서에서 에베소서까지, 바울의 주요 서신들이 어떻게 ‘이미 그러나 아직’의 긴장 속에서 기록되었는지를 치밀하게 분석한다.
학문적 깊이와 목회적 적용의 조화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탁월한 학문적 연구와 실제적 적용을 균형 있게 제시한다는 점이다. 저자는 고난받는 교회를 향한 바울의 목양적 관심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현대 신약학계의 최신 연구 성과를 충실히 반영한다.
특히 바울의 종말론이 개인적 차원을 넘어 우주적 차원의 구속사적 비전임을 보여 주며, 이것이 오늘날 교회의 사명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환경 위기와 사회적 불의가 만연한 시대에, 바울의 종말론은 단순한 미래 예언이 아니라 현재를 변화시키는 능력임을 깨닫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