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은 자연에게 말걸기를 멈추지 않는다. “산은 다투지 않는다”, “풀은 엄마보다 강하다”, “돌덩이와 뿌리는 서로 상처 입지 않기 위해 비스듬히 기울며 살아간다.” 이처럼 자연 속 모든 존재는 그 자체로 말이 되고, 시가 되고, 사람의 마음을 닮은 표정이 된다고 시인은 말한다. 즉, 자연은 시인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거울이자, 우리가 잊고 지낸 감정의 풍경이다.
어쩌면 이 시집은 긴 편지일지도 모른다. 오래도록 자신을 돌아보지 못했던 이들에게 건네는 한 줄의 안부! 세상의 속도를 잠시 멈추고,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을 바라보게 하는 부드러운 초대장! 그 초대에 응한 독자는 이 시집 안에서 자신을 마주하고, 눈물 한 줄기와 미소 한 조각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시집 『거미줄에 마음을 걸어두다』는 아주 조용한 목소리로 속삭인다. 그대의 마음에도 아직 따뜻한 결이 남아 있다고. 아직 늦지 않았다고. 마음을 걸어둘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살아갈 이유가 충분하다고.